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낫다'는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반발하자 황교안 대표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며 사과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대표 특강을 마치고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은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며 “말의 취지는 우리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대북·대미·대일 관계 등에서) 잘못한 사람을 적절하게 조치해야 할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부적절하고,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 부분 저희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윤리위원회 징계를 묻는 취재진에게 “여러 말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말을 잘못하면 프레임을 씌울 수 있으니 언행에 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연석회의가 시작할 때 모두발언에서 “야만성, 불법성, 비인간성 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남북·대미·대일관계가 엉망인데 책임져야 할 사람은 묻지도 않고, 책임을 지지도 않으며, 오히려 힘 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 파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설적으로 어떤 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렇게 말하는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지만 오죽하면 책임을 묻는 면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보다 낫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역대급 망언'이라며 즉각 반발하며 제명을 요구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폄하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김정은 위원장이 더 나은 지도자라고 말하며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한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교하면서 국민에게 우리의 대통령을 얕잡아 보고, 모멸감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행했다고 주장되는 '숙청'은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행정 행위와 직접 비교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정 의장은 과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맞나”고 반문했다.
이어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유한국당은 정 의장을 제명하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조치를 지켜보고 정 의장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준엄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