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계 스티브잡스' 김영세 회장, 유니콘 키우는 거스 히딩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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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디자인 업계 스티브잡스로 불렸던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이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조력자로 변신했다. 한국 축구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이라는 최고의 선수를 발굴한 것처럼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내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울 목표다.

김 회장은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잠재력을 갖춘 꿈나무 기업을 실리콘밸리로 데려가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첫 단추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로 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이날 '김영세스탓업디자인오디션' 행사를 처음 열었다. 한국무역협회와 공동 개최했다. 오디션에 참가한 스타트업 50곳 중 10곳이 결선 무대에 올랐다.

김 회장은 “행사를 분기마다 열어 1년에 총 40개 기업을 뽑을 예정”이라며 “이들을 유니콘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 길을 열어준다. 이노디자인은 디자인 지원과 투자자 연결 역할을 맡는다.

김 회장은 스타트업 성장을 곁에서 일일이 챙겨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디자인 파트너다. 액셀러레이터 역량도 갖췄다. 2016년 설립한 자회사 DXL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리콘밸리와도 인연이 깊다. 이노디자인을 30년 전 실리콘밸리에 세웠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교수 자리를 박차고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회사를 차렸다”며 “실리콘밸리 존재감이 없을 때부터 가능성을 눈여겨봤다”고 김 회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회사 설립 이후 줄곧 승승장구했다. 아모레퍼시픽 슬라이딩 팩트, 삼성전자 가로본능 휴대폰, 아이리버 MP3플레이어 등이 그의 작품이다. 디자인계 스티브잡스로 불리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기술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디자인, 설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김 회장은 “사용자 경험에서 신제품에 대한 발상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디자인이 완성된 후 필요한 기술을 거꾸로 집어넣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시대에는 한 발 더 나가 사용자 미래 경험을 예측, 이에 걸맞은 디자인을 상상하는 단계까지 올라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자인이 곧 창업이라고도 언급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디자인 자체가 창업과 연결된다”며 “새로운 것을 만들고 혁신하는 과정 전체가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버를 예로 들며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가 아닌 공유경제 카드를 꺼내 든 것 역시 기존 틀을 깬 사업 모델 디자인”이라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빅디자인'이라는 개념 전파에도 속도를 낸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 가치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결과물을 아름답게 꾸미는 디자인 본연의 역할을 넘어 창업자 사업 전략 전반을 디자인하겠다는 회장 포부가 담겼다.

그는 “대한민국 미래가 스타트업 손에 달렸다”며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유니콘 기업을 반드시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