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부담 줄어든다…“반쪽짜리”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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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 오른쪽)이 당정협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맨 왼쪽),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 오른쪽)이 당정협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맨 왼쪽),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경영자 상속세를 줄여 주는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부담이 축소된다.

업종·자산·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줄고, 업종 변경 범위가 확대된다. 모든 중소·중견기업은 상속세를 최대 2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업계·야당이 주장해 온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확대는 추진하지 않기로 해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계는 개편안이 기업 요구에 못 미치며,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 경영인이 기업을 자녀 등에게 물려줄 때 상속재산 가액을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 상속세 부담을 덜어 주는 제도다. 상속세 부담이 기업 경영 노하우 이전, 고용·투자 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도입했다.

정부는 제도 사후관리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반영, 사후관리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사후관리 요건을 어기면 혜택 받은 세액을 추징 당한다.

지금은 공제 후 10년 동안 업종·자산·고용 등을 유지해야 한다. 앞으로는 이 기간을 7년으로 단축한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타국 사례(독일 7년, 일본 5년) 등을 고려했다.

사후관리 기간에 기존의 주 업종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도 완화한다. 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 내에서만 변경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중분류 내까지 허용한다. 한 예로 식료품 제조업(중분류) 내 제분업(소분류·전분 및 전문제품 제조업)은 제빵업(소분류·기타 식품 제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기술적 유사성이 있지만 중분류 범위 밖에 해당하는 업종으로,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된다.

사후관리 기간에 20% 이상 자산 처분 금지 의무도 완화한다. 업종 변경 등 경영상 필요로 기존 설비를 처분하고 신규 설비를 대체 취득하는 경우 등은 예외 사유로 인정한다.

고용유지 의무도 완화한다. 지금은 매년 상속 당시 정규직 근로자 수의 80%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10년 통산 100% 이상(중견기업은 1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앞으로는 중견기업도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10년 통산 100% 이상만 유지해도 된다.

최대 20년 동안 상속세를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연부연납 특례 대상을 확대하고, 적용 요건을 완화한다. 특례 적용 대상 기업은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모든 중소·중견기업'으로 넓힌다. 피상속인 요건인 경영·지분보유 기간은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상속인 요건인 '상속 전 2년간 가업종사'를 없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업의 안정적 유지 및 경쟁력 제고로 고용 불안과 투자 저해 요인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활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안을 두고 업계에선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중소기업 및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 공제한도(500억원)에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개편안이 기업 요구에 크게 못 미치며,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에서 “기업이 세대를 거친 국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 나갈 수 있도록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과 사전·사후 관리 요건 대폭 완화를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