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표원, WTO서 중국 불공정 무역 행위 따진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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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이달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중국에 집중적으로 이의를 제기한다. 우리 기업 수출이 활발한 화장품과 규제 장벽이 높은 의료기기 분야, 사이버보안 분야에 이의를 제기한다. 특히 아직 시행령이 확정되지 않은 '네트워크안전법(사이버보안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법 적용 대상과 이행 방안을 요구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하는 WTO TBT 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제기하는 특정무역현안(STC) 7건 중 5건을 중국을 대상으로 제기한다고 12일 밝혔다.

국표원은 이번 정례회에서 중국의 △의료기기 국제공인성적서 △의료기기 등록수수료 △수입식품 첨부 증서 △화장품 규제에 대해 STC를 제기한다. 지난 3월 열린 올해 첫 번째 WTO TBT 위원회 정례회의에서 STC로 제기했던 조항이다. 이들 조항에 대해 한 번 더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 사이버보안법에 대해 법 적용 대상·절차를 명확하게 규정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중국이 2017년 6월 사이버보안법을 제정한 후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행령을 정하지 못했다. 사이버보안법 대상·범위가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국가에서도 혼란을 겪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중국이 2017년 사이버보안법을 만들었지만 TBT로 통보하지 않아 기술규제가 명확하지 않다”며 “법 관련 시행령 의견수렴을 아직도 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을 명확하게 정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TO TBT 위원회 정례회의는 WTO 회원국이 자국 수출을 방해하는 TBT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이중 STC는 WTO 회원국이 자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상대국과 전체 회원국에 공식 의제로 제기하는 방식이다. WTO 회원국이 참여한 다자협상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 때문에 양자 협상보다 압박효과가 크다.

우리 정부는 중국을 대상으로 STC를 줄곧 제기해왔다. 우리 중소기업이 주로 수출하는 분야이면서도 규제가 많은 의료기기·화장품 분야가 중심이었다. 중국이 사이버보안법을 제정한 2017년 이후에는 사이버보안법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거나 명확하게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표원은 2주 앞으로 다가온 WTO TBT 위원회 정례회의에 대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하며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정례회의에서는 중국 외에 인도·이스라엘의 규정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인도 통신 인프라 분야에 신규 STC를 제기하고, 이스라엘에는 지난 3월 정례회의에서 제기한 바 있는 화장품 규제에 대해 이의를 표한다.

국표원 관계자는 “TBT 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구체적인 내용은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우리 기업 수출과 관련된 기술 규정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