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DBMS 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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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DBMS 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데이터베이스관리(DBMS) 시장이 점차 오라클 독점 구도를 벗어나 다변화된다. 국산 DBMS를 비롯해 오픈소스, 클라우드 DBMS 등 대안 제품이 자리잡으면서 DB 시장 구도가 바뀐다. 세계 데이터 시장은 성장세다. 오라클뿐 아니라 다양한 DBMS를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 구도도 빠르게 변할 전망이다.

◇오라클 독과점 구도 깨진다

가트너에 따르면(2016년 기준) 오라클 DBMS는 세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45.6%)를 기록한다. 마이크로소프트(19.1%), IBM(15.7%) 등이 뒤쫓고 있지만 시장 절반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국내도 오라클은 60% 이상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해외 시장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라클 중심 DBMS 시장이 최근 변화 움직임을 보인다. 고객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하면서 고가 오라클 제품 대신 대안 제품을 찾는다. 오픈소스 등 대안 제품이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으면서 도입 사례가 늘어난다.

이번에 티베로 등 국산 제품과 오픈소스 도입 확대 방침을 밝힌 현대기아차가 대표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라클 외 제품 비중을 늘리는 이유로 성능과 비용 절감을 꼽았다. 현대기아차는 클라우드 환경에 필요한 DBMS는 티베로를 우선 채택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환경으로 시스템을 전환하는 기업도 오라클 대신 타사 제품을 선택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사 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대한항공은 DBMS 역시 오라클 대신 AWS 제품 '오로라'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로라가 오라클 대안제품으로 성장한 이유도 있지만 오라클의 클라우드 폐쇄전략에 따른 선택이다. 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IaaS)에서만 DBMS를 사용하도록 한다. 대한항공은 AWS 인프라 위에서 오라클 DBMS를 사용할 수 없어 오로라로 이전을 결정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다양한(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오라클 전략은 오히려 DBMS 입지를 흔들 수 있다”면서 “클라우드 이전이 늘어날수록 어쩔 수 없이 오라클 대신 타 DBMS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분석]DBMS 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미-중 갈등, SAP 등 변수 이어져

오라클은 최근 미-중 갈등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오라클은 최근 중국 연구개발(R&D) 센터를 비롯해 중국 내 인력 1000여명을 대상으로 순차적 감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본사 결정에 따른 조치다. 실제 중국 내 오라클 철수는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중국 내 주요 기업이 오라클 대체 제품으로 자국 DBMS 도입한다. 이를 위해 국내 DBMS 관련 기업에도 도움 요청이 이어진다.

국내 DBMS 관련 업체 대표는 “최근 중국 대형 IT관련 기업이 오라클에서 자국 DBMS 이전으로 협력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서 “미국과 갈등 속에서 DBMS 이전은 더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중동 지역 국가에서도 오라클 대안 제품을 찾는 분위기”라면서 “오라클 대외 시장 입지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SAP도 오라클 DBMS 입지를 흔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SAP는 2025년부터 신규 제품에 타사 DBMS 지원을 중단한다. SAP DBMS를 사용해야한다.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은 오라클이다. ERP 데이터베이스(DB)는 전체 DB 가운데 일부이지만 기업 전략을 주도하는 주요 DB다. 글로벌 기업 ERP DB양은 갈수록 증가세다. SAP ERP 고객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다. 오라클 DBMS를 SAP로 바꾸는 기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서도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이 SAP 손을 잡고 SAP DBMS 하나 플랫폼에 ERP를 최적화 한 'SAP S/4HANA'를 선택했다.

오라클도 세계 DBMS 판도 변화에 적극 대응 중이다. 세계 DBMS 시장 가운데 클라우드 DB 시장 규모가 성장세다. 지난해 전체 시장 10% 수준에서 4년 후 30%로 세 배 성장할 전망이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DBMS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최근 인력과 서비스 지원 등을 강화했다. 국내도 다음달 데이터센터를 공식 열고 움직임을 본격화한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 DBMS는 여전히 국내외 주요 시스템 핵심으로 자리잡고 운영 중”이라면서 “오라클 점유율이 당장 큰 타격을 받진 않지만 점차 대안 제품 성장으로 영향을 피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