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합산규제 결정 지연은 책임 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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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합산규제 결정 지연은 책임 방기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삼천포로 빠졌다. 법안이 일몰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17일 열리는 비공개 당정협의에서 합산 규제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결론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국회는 아직도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합산 규제는 지난해 6월 27일 일몰돼 법률 효력이 사라졌지만 일부 국회의원이 재연장을 추진하면서 의미 없는 공방만 이어 가고 있다. 이미 정부는 합산 규제를 일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국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시간만 허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합산 규제가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불확실성만 높아졌다. 당장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합산 규제에 발목이 묶여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지만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는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담당 부처끼리는 1년이 지나도록 사후 규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국회는 이를 핑계로 법안소위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 합산 규제는 일몰을 전제로 시행한 만큼 시장 상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산 규제는 유료방송 초기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높은 지배적 사업자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시장이 급변한 지금은 오히려 경쟁의 독소 조항으로 전락했다. 정부도 그렇고 산업계 모두 일몰에 공감하는 배경이다. 단지 국회 요구로 사후 규제 여부만 남아 있다. 국회가 큰 틀을 보지 못하고 정치적 입장에 얽매여 결정을 미룬다면 결국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산업으로 돌아간다.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결론을 내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핑퐁이 이어질수록 유료방송업계의 한숨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유료방송 시장은 새로운 미디어에 밀려 존립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 방향이 명확해야 기업의 역동성도 살아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