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경쟁 내세우던 배달, '빅데이터'로 '똑똑'

축적된 주문 정보 분석·효율화...가맹점·기사 수익 향상에 초점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 배달 체계로 전환한다. 일선 상점과 배달기사 수익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도착 시간을 알 수 있다. 배달업체 간 경쟁이 '속도'에서 '빅데이터'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 스타트업들이 빅데이터 기반 배송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이 운영하는 음식 배달 브랜드 배민라이더스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를 도입했다. 배달 음식 도착 예상 시간을 알려준다. 주문 데이터를 축적하며 예측 오차를 줄이고 있다.

배달기사를 위한 추천 배차 시스템도 개발했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술이 적용됐다. 배달기사별 맞춤형 배달 주문이 연결되도록 돕는다. 이동 경로도 제시한다. 배달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배달기사 간 경쟁을 완화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데이터서비스 팀 인력을 두 배 늘렸다.

메쉬코리아(대표 유정범)도 가맹점, 배달기사가 상생(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빅데이터에서 찾는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영입했다. 배달 주문 접수에서 음식물을 운송,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단계별 비효율을 없앤다. 회사 관계자는 “낭비되는 시간,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데 연구개발(R&D)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첫발을 뗀 사륜차 기반의 배송 사업 붐업도 빅데이터에 맡겼다. 거점 배송 효율을 높여 기존의 이륜차 물류망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자동주문 추천, 배달 예상 시간 알림 서비스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한다.

소상공인과의 상생·발전 해법으로 빅데이터를 제시한 업체도 있다. 스파이더크래프트(대표 유현철)는 소상공인 대상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주문 내용, 고객 나이·성별, 매출 발생 시간·지역, 인기 메뉴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가게별 맞춤형 성공 전략을 세워 줄 계획이다.

안전한 배달 환경 조성에도 빅데이터를 접목한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30% 넘게 증액할 방침이다. 신규 지점 개소, 메뉴 개발에 필요한 상권 분석 서비스도 추가한다.

바로고(대표 이태권)도 빅데이터와의 접점을 지속 확대한다. 주문 관련 데이터는 물론 가맹점 피드백까지 수집, 바로고만의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데이터 확보에 자신감이 충만하다. 업계 최대 규모의 고객사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공유주방 음식 배달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바로고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맹점 매출 증대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이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히면 배달 기사별 예상 수익도 뽑아볼 수 있다”며 웃었다.

사륜차 기반 배송 업계의 최대 화두도 빅데이터다. 화물 운송 플랫폼 센디 운영사 벤디츠(대표 선현국·염상준)는 빅데이터로 차별화한 경쟁력을 키운다. 인공지능(AI) 상담 서비스 출시에 이어 카카오택시처럼 화물차를 부를 수 있는 '물류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화물 차주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일정도 짜 준다. 물건을 싣지 않고 다니는 공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센디 기사들은 10시간 운행 시 최소 7시간 동안 짐을 싣고 다닌다. 업계 평균 대비 약 30% 높은 수치다. 투자도 확충한다. 빅데이터 개발자 인력을 올해 두 배로 늘릴 예정으로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데이터베이스(DB)에서 일부 항목 값으로 통계를 내는 수준에 가깝다”면서 “배송 데이터가 쌓이면서 지금보다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