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홍남기 부총리의 '속도전'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획재정부에는 유난한 6월이다. 이 달에만 주류 과세체계 개편안,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가업상속공제 개편안 등 굵직한 정책을 여럿 확정했다.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 △제조업 비전 및 전략 등도 발표된다. 사안별 주관 부처 역시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정책 발표가 6월에 유난히 많은 것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영향이 크다. '상반기 내에는 이 정도 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속도·체감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달 경제 관계 장관 간담회에서도 “상반기가 불과 한 달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속도'를 강조했다.

홍 부총리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여 동안 경제 정책에선 기대보다 실망이 컸다. 지금도 주요 경제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다려 달라”는 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홍 부총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속도전은 반갑다. 그러나 한편으론 불안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성과'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부실한 정책이 나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당장은 '플러스'인데 중장기적으론 '마이너스'인 정책이 양산되는 건 아닌지도 우려된다. “뭘 자꾸 내라고 해서 곤란하다”는 모 부처 공무원의 한탄이 '마땅한 대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업무량이 많아서'이길 바랄 뿐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새로운 대책을 빠르게 추진하는 데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 기존에 추진되고 있는 정책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일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할 일이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현 정부를 돋보이게 하는 성과가 아니라 지금 시대와 다음 세대를 위한 '제대로 된 성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