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바람 비껴가는 금융투자업계...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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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안팎으로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금융투자업계만은 혁신 바람이 비껴가고 있다. 핀테크 기업뿐 아니라 은행, 카드, 보험 등 전 금융권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위해 달려들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 한 건의 사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30일 서울종합청사에서 열린 혁신금융 민관합동 TF 첫 회의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도진 기업은행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이젬마 경희대 교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정동 서울대 교수, 권용원 금투협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뒷줄 왼쪽부터)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호승 기재부 1차관, 김중혁 고려대 교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인호 서울대 교수, 김오수 법무부 차관
<30일 서울종합청사에서 열린 혁신금융 민관합동 TF 첫 회의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도진 기업은행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이젬마 경희대 교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정동 서울대 교수, 권용원 금투협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뒷줄 왼쪽부터)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호승 기재부 1차관, 김중혁 고려대 교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인호 서울대 교수, 김오수 법무부 차관>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 32건 가운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 한 건의 지정 사례도 없었다.

첫 혁신금융서비스를 개시한 NH농협손보 등 보험업계, 알뜰폰 판매와 지점 방문 없이도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간편하게 환전과 인출이 가능하도록한 은행권, QR코드를 이용한 송금서비스 등을 내건 카드업계 등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보다.

오히려 정보기술(IT) 기업, 핀테크 기업 등이 혁신 서비스를 통해 금융투자업계로 진입하는 형국이다.

핀테크 기업 디렉셔널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매도 플랫폼으로, 카사코리아는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블록체인을 활용, 디지털 증권 방식으로 유통하는 서비스로 각각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코스콤도 비상장기업의 주주명부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증권사 조차 혁신금융서비스 신청보다는 핀테크 기업과 협업 확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는 디렉셔널, 카사코리아 등 혁신금융서비스 핀테크 기업과 계좌개설 서비스를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 샌드박스를 신청할 계획은 없다”면서 “혁신 핀테크 기업과 협업 확대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증권사 한두 곳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부 비즈니스 내용을 확정하진 못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혁신성을 갖추면서도 기존 규제로 인해 신규 사업이 어려운 주제를 택해야 하는데 이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공개할 단계가 아니지만 조만간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분야에서도 금융투자업계 움직임은 타 금융권 대비 더딘 수준이다. 오픈뱅킹 도입과 카드 결제 수수료 인하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은행권, 카드업계와는 달리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신규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는 핀테크 기업도 딱히 보이지 않는데다 필요한 데이터 범위에 대한 논의도 마땅하지 않다”면서 “논의 진행 상황을 살피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간 금융투자업계가 혁신에 나서기보다는 무료 수수료 경쟁 등 출혈 경쟁에 집중했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적으로 대출 수수료 비교 서비스 등 자산관리 시장이 투자자산으로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음에도 부동산 등 수익성 있는 상품에만 관심을 가진 결과”라며 “증권사 자체 혁신 없이는 토스, 카카오 등 신규 혁신 서비스에 자리를 내주는 위기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