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24>산업 관점의 디자인 싱킹 가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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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디자인 싱킹]<24>산업 관점의 디자인 싱킹 가치(1)

최근 들어 급성장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기술은 물리 경험과 디지털 경험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융합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디지털 트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현실을 경험하게 하고, 새로운 가상 세상에 참여하게 한다. 우리 일상과 업무를 뒤흔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공에서도 스마트 시티라는 이름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의 실행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전문성 부재에 따른 부담감, 경험 부족 및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우리는 시시각각 '나'라는 인간으로부터 오는 벽에 부닥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업 관점에서 지금 디자인 싱킹이 필요한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먼저 공감을 들고 싶다. 디자인 싱킹이 다른 문제 해결 방식과 달리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공감이라는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공감은 대체로 우리 자신을 타인이 경험하는 상황과 경험에 집어넣어서 동일하게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공감은 참을성 있게,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 길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감은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사회학습 이론 가운데 하나인 모방이론과 더불어 1990년대 이후 거울신경세포 발견을 통해 인간에게 있는 자연스런 상호작용의 하나로 이해되고 있다. 거울신경세포는 타인의 행동과 정서를 거울처럼 반영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공감을 설명하는 필수 요소로, 관찰자가 타인의 행동과 정서를 자신의 일부분인 것처럼 스스로 행동하듯 느끼도록 해 준다. 나와 타인의 감정과 행동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것이다.

거울신경세포로 연결되는 공감의 과정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한 예로 타인에 의해 실행되는 행동(미소를 따라서 짓거나 분노 표현을 모방하고 따라 하는 등)처럼 우리는 행동의 토대가 되는 신경 회로를 통해 지각한 내용을 다시 뇌를 거쳐 마치 나의 것처럼 인식한다. 즉 타인의 행동을 인지하는 순간 나는 그것을 나에게로 공유하는 것이다.

공감 과정은 이성과 감성에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타인과 끊임없이 공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감 과정은 사회 공감대를 지나 산업 관점으로 넘어오면서 그 힘을 잃었다. 즉 우리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뜻 수용하고 실행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인간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실제로 요구되는 '현상'과 겉으로 드러난 '문제' 중심으로 행동해 온 것에서 기인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정해진 문제 범위 안에서 숫자를 통해 표현되는 결과와 함께 생산성·효과성 등 정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최근 물리 환경과 디지털 환경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고 있다. 내일의 AI를 만들어 내야 하는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문제'를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해결'을 위한 관점으로 봐야 한다. 올바른 환경을 조성하고 프로세스 변화에 〃〃영향을 받는 사용자와 이해관계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기술이 인간에게 줄 수 없는 공감이라는 가치를 고민함과 더불어 기술을 통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활용해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다양한 공감의 터치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집중해 보자.

우리 삶의 경험을 기술과 통합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더욱 지능화된 감성과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만들어 보자. 이를 위해 새로운 기술 혁명을 공감 측면에서 오늘을 바라보고 미래를 창조하고, 개발하고 생각하고 느끼기를 즐겨 보자.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디자인 싱킹이 필요하고, 공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