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가전 '에어컨(aircon)', 사계절 가전 '이어컨(yearcon)'으로 진화

여름가전 '에어컨(aircon)', 사계절 가전 '이어컨(yearcon)'으로 진화

대표적인 여름 가전 '에어컨'이 사계절 연중 활용하는 '이어컨(Yearcon)'으로 진화하고 있다. 핵심 기능인 냉방에다 공기청정·제습·난방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지면서 연중 사용하는 제품으로 거듭났다. 제조사의 생산과 소비자의 구매 및 사용패턴도 사계절 가전으로 변해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판매량은 롯데하이마트가 약 60% 증가했고, 전자랜드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무더위가 오면 에어컨 구매 및 설치가 급증하기 때문에 사전에 구매하는 수요를 감안해도 예상보다 많은 수치다.

업계는 이 같은 판매량 증가 이유가 에어컨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제품 활용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신 에어컨은 냉방은 기본에 공기청정·제습·난방 기능을 두루 갖췄다.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할 때는 공기청정 기능을 활용하고, 장마철에는 제습 기능을 쓸 수 있다. 또 겨울에도 난방기로 쓸 수 있다.

활용도가 증가하면서 판매량 역시 늘고 있다.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최근 2년 연속 역대 최고치인 250만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 가전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 판매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의 생산방식도 사계절 가전에 맞춰 연중 생산체제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2019년형 무풍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에 돌입했다. LG전자는 이보다 앞선 2월부터 경남 창원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예전에는 여름이 지나면서 에어컨 생산을 급격히 줄였지만, 최근에는 연말까지 생산을 이어가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구매와 사용패턴도 변했다.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5월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매년 증가세인 것이 구매패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전점검 서비스 증가추세도 이용패턴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어컨 성수기 사후관리(AS) 대란을 우려해 사전점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 제조사 관계자는 “에어컨을 한 여름에만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더하는 추세”라면서 “이제는 에어컨 기능이 다양해져 연중 사용하는 가전이 됐고, 인버터 모터 탑재 등으로 절전 기능을 강화해 연중 활용해도 전기요금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