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장용 MLCC' 전진기지…"글로벌 톱2 목표"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내 전장용 MLCC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내 전장용 MLCC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수요가 폭증하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에 베팅한다. 2022년 글로벌 톱2를 목표로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핵심인 원재료 내재화율도 끌어올린다.

지난 13일 기자가 찾은 부산시 강서구 녹산산업단지 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신공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신원료동이라고 부르는 이 공장은 전장용 MLCC 전용 원재료 생산라인으로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사업장에 구축한 전장용 MLCC 전용 생산라인인 5공장도 올해부터 가동하고 있다.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간섭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스마트폰, TV, 가전제품, 전기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는 대부분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그 중에서도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 육성하고 있다. 부산사업장은 지난해 1000여명의 관련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투자도 늘리고 있다. 최근 다수 글로벌 자동차 거래선으로부터 생산 승인을 받으면서 전장용 MLCC 사업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MLCC 크기를 쌀과 비교한 모습.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MLCC 크기를 쌀과 비교한 모습. (사진=삼성전기)>

고사양 전장용 MLCC는 150℃ 이상 고온과 영하 55도의 저온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85% 이상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높은 신뢰성도 필요로 한다. IT용 MLCC는 중국계를 포함해 다수 업체가 경쟁하지만 고스펙 전장용 MLCC는 일본과 한국 2~3개 업체가 경쟁하는 공급자 위주 시장이 형성돼있다.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일단 진입만 하면 장기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

삼성전기는 고온,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MLCC 핵심 원재료를 자체 개발·제조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MLCC 원재료는 크게 유전체(BaTiO3), 니켈(내부전극), 구리(외부전극)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재료를 잘 조합해 유전율을 높이고 특성을 잘 제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다. 이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다.

내부 층을 많이 쌓을수록 전기를 많이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세라믹과 니켈 층을 번갈아 얇게 쌓고 작게 만드는 미세 제어 제조기술도 중요하다. 1000℃ 이상 고온에서 구워 만드는 만큼 적정한 온도를 맞추고 내부에 미세한 균열은 없는지 품질과 외관을 검사하는 과정도 필수다. 나노 기술 단계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은 반도체지만 마이크로 기술 단계에선 MLCC가 가장 높다.

삼성전기는 2022년 전장용 MLCC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가 목표다. 올해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부터는 5733억원을 투자해 중국 텐진에 전장용 MLCC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부산사업장은 신기종 개발과 원재료 혁신을 위한 재료 중심 단지로 육성하고 텐진 신공장은 전장 제품 주력 양산 기지로 운용할 계획이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 그룹장 상무는 “삼성전기는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부산과 텐진에서 전장용 MLCC를 본격 공급하면 2022년 전장용 MLCC 시장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