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으로 짝퉁 찾는 보안라벨"…대현에스티 '고습도감응필름' 양산 돌입

정품을 인증하고 제품 위변조를 막기 위한 보안라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게 형성되는 기술에 이어 습도를 가하면 색상이 바뀌는 새로운 방식의 보안라벨이 등장을 앞뒀다. 복제가 불가능하도록 고유 특허 기술을 적용해 난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세계 보안라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산업용 특수 테이프 및 점·접착를 생산하는 대현에스티(대표 엄주흥)는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라벨에 적용할 수 있는 고습도감응필름을 개발하고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고습도감응필름은 입김을 불면 필름 색상과 이미지가 다양하게 변하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 일반 사용자도 바뀌는 이미지를 쉽게 인식할 수 있어 정품 여부를 빠르고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정품인증 라벨로 사용할 수 있고 제품 브랜드나 제조사 로고 자체를 고습도감응필름으로 구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습도를 감지해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는 건축용 필름 등 보안라벨 외에 여러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대현에스티가 개발한 고습도감응필름. 입김을 불면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변한다. (사진=대현에스티)
대현에스티가 개발한 고습도감응필름. 입김을 불면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변한다. (사진=대현에스티)
대현에스티가 개발한 고습도 감응필름. 입김을 불면 구강 내 유기물과 습도를 감지해 다양하게 색상이 바뀐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대현에스티가 개발한 고습도 감응필름. 입김을 불면 구강 내 유기물과 습도를 감지해 다양하게 색상이 바뀐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대현에스티는 사람 구강 내 유기물에 반응하는 소재를 직접 개발했다. 또 이 소재를 코팅해서 필름화하는 기술도 자체 확보했다.

엄주흥 대현에스티 대표는 “나노미터 수준으로 얇게 여러 번 코팅해서 필름을 형성하는데 이를 균일하게 도포하는 기술 난도가 높다”며 “도포가 균일하지 않으면 원하는 색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현에스티는 고분자 물질을 합성하는 기술, 롤투롤 공정을 이용해 얇게 코팅하면서 박막을 형성하는 기술에 강점이 있다.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디스플레이를 위한 다양한 보호테이프와 광학용 투명접착필름(OCA), 전자파 차폐용 점·접착 제품, 기능성 테이프,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보호필름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양산한 노하우를 고습도감응필름에 활용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고습도감응필름 관련 원천기술을 이전받았다. 1년이 채 안 돼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롤투롤 공정, 고분자 합성 기술 등 핵심 양산기술을 갖춘 게 빠른 양산에 주효했다.

대현에스티는 고습도감응필름을 위변조 방지용 보안라벨 시장뿐만 아니라 건축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타깃은 보안라벨 시장이다. 화장품, 주류, 자동차용 부품 등 정품인증 수요가 큰 시장을 중심으로 고습도감응필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복제가 불가능한 기술 강점을 앞세워 국내외 화폐 시장 진출까지 목표로 삼았다.

엄 대표는 “최근 국내 기업과 고습도감응필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첫 발을 뗐다”며 “중장기로 회사 핵심 성장사업 중 하나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현에스티는 지난해 매출 1763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고 2020년에는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했다. 올해부터 고습도감응필름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