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지는 살림에 보험해약 '고공행진'…커지는 보험업 불황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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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지는 살림에 보험해약 '고공행진'…커지는 보험업 불황 그림자

보험을 해약이 급증하고 있다.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 악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보험 해지환급금이 매년 10% 이상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면 보험 등 금융상품을 해약하는 계약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구절벽 현상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보험업 불황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악화가 지속하면서 보험을 해약하려는 계약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사가 해약으로 가입자에게 돌려준 해약환급 건수는 499만1437건으로, 해약환급금만 26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465만2913건, 약 22조원) 대비 건수는 약 7%, 환급금은 18%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해약환급금은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 및 해약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금액을 말한다.

손해보험도 장기해약환급금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 받은 보험료) 중 장기해약환급액은 약 11조8384억원으로 전년동기(10조6282억원) 대비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실질 가처분소득 악화가 보험업 불황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소비자들은 보험이나 금융상품 등을 먼저 해약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매년 보험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고, 인구절벽이 현실화하면서 경제활동 인구 역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업 불황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계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가계 구매력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이하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명복 가계 소득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1.0%대로 하락하고, 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명목 가처분소득 증가율도 〃0.5%를 기록했다. 가계 경제가 불황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2016년 4분기 이후 10분기 동안 사실상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조세, 사회 복지, 이자 비용 등 비자발적인 가계 부담 증가가 소득 증가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소비 또는 저축에 활용 가능한 가계의 실질 경제력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가계 소득 추이를 보면 가처분소득의 경우 2016년 4분기 이래 사실상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실질 가처분소득이 2018년 4분기 일시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0.3% 증가했을 뿐, 2016년 4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실질 가처분소득은 전년 대비 6만7000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경기악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사 역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기간 업황 부진을 겪는 보험사에게 있어선 해약률 관리가 수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태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명보험 해약환급금 순환변동요인은 경기상승 국면에서 하락하고 경기하강 국면에서 상승하는 패턴이 관측된다”면서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경기하강 국면에 보험가입자 해약이 증가하기 때문에 경기불황기 특히 해약률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