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 사람이 아니라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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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 사람이 아니라 정책이다

청와대가 경제 라인을 급작스럽게 교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등 핵심 경제 라인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경제수석에는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정책실장은 6개월, 경제수석은 1여년 만에 새 인물로 발탁됐다. 경제수석 교체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 벌써 세 번째다. 초대 홍장표 수석에 이어 윤종원, 이번에 다시 이호승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집권 3년차를 감안할 때 거의 1년 만에 청와대 경제 수장이 바뀐 꼴이다.

잦은 경제 수장 교체는 역시 녹록하지 않은 우리 경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정부는 낙관론으로 일관하지만 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다. 좀처럼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취업자 수 증가율은 1998년 금융위기 이래 최악이다. 급기야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에 그쳤다.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으며,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지표보다 훨씬 심각하다. 낙관론을 고집하던 정부조차도 경제 현장의 엄중함을 토로하고 있다. 윤종원 전 수석은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커진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대외 여건에 따른 하방 위험도 장기화될 소지가 크다”고 실토했다.

급박하게 경제 라인을 손본 것에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경질성이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과연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교체한다고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사람이 아니라 정책 방향의 문제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 주도 성장은 이미 긍정보다 부정 평가가 압도한다. 정책 성과도 미미하다. 필요하면 적합한 인재를 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인사 자체가 아니라 정책에 목적을 둬야 한다는 점이다. 인사는 정책을 극대화하기 위한 충격 요법일 뿐이다.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책 수정이나 보완 없이 경제 성과나 효과를 기대하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