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온·오프 여행자보험, 보험혁신 물꼬되길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온·오프 여행자보험이 혁신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금융 당국이 나서서 보험업 혁신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보험사 정보기술(IT) 관계자의 말이다. 보험사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소비자 체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인슈어테크 회사도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움츠러들었다. 해외에서 보험사와 인슈어테크 업체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가까운 중국을 보면 보험료 기준 인슈어테크 시장 규모가 2020년 1740억달러에 이른다. 2015년 370억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연평균 36% 이상 성장세가 기대되는 것이다. 이는 모두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규제에 막혀 성장이 제한됐다. 일례로 한 인슈어테크 업체는 국내에서 규제로 제한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이른바 '편법'을 동원해 해외에서 들여와 도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금융 당국이 나서서 보험사 혁신을 지원한 온·오프 여행자보험 등장은 고무적이다. 이 상품은 간편한 온·오프 기능을 통해 고객이 원할 때 보장을 개시할 수 있도록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인슈어테크를 활용한 소비자 편의 상품인 것이다.

물론 이 상품이 업황의 악화를 겪고 있는 보험사에 구원투수가 되지는 않는다. 여행자보험 자체가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사 혁신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환영한다. 한국신용정보원이 올 하반기에 생명·손해보험에 보험신용정보 등 빅데이터를 공개하기로 하면서 고객 맞춤형 신용 상품, 보험 상품이 봇물 터지듯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금융 당국의 지원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반가운 것은 금융위원회가 앞으로 온·오프 여행자보험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신청 건은 논의 간소화 등을 통해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온·오프 여행자보험이라는 작은 물줄기가 보험 혁신의 큰 물꼬를 트길 기대해본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