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신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추천목록 폐지…국내 업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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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자체 선정해 발표했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추천명단 제도를 폐지했다. 보조금 지급 재개로 이어질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외산 업체에 대한 차별 빌미가 됐던 제도가 폐지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중국 시장에 재진입하는 청신호가 될 지 주목된다.

중국 공업신식화부(이하 공신부)는 24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지난 21일부로 '자동차 축전지 업계 규범조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4차에 걸쳐 발표된 업체 목록도 폐기된다.

공신부는 2015년 제정한 '자동차 축전지 업계 규범조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분야 기업들이 일정 조건에 부합해야만 추천명단에 포함시키고 해당 기업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해 외산 업체에 대한 차별 근거로 활용했다.

업계에서는 2020년 말 전기차 보조금 제도 전면 폐지를 앞둔 수순으로 국내 업체가 중국 시장에 재진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펑칭펑 지리자동차 부총재(왼쪽)와 김종현 LG화학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LG화학)
펑칭펑 지리자동차 부총재(왼쪽)와 김종현 LG화학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다만 이미 배터리 3사가 규범조건 업그레이드 버전인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고도 보조금 차별이 계속된 만큼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해 5월 LG화학 난징법인, 삼성SDI 시안법인, SK이노베이션 합작법인인 BESK테크놀로지는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됐다. 공신부가 발표하는 규범조건과 달리 화이트리스트는 민간부문인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창신연맹이 발표하는 우수 인증업체 리스트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는 일종의 품질 인증 시스템으로 보조금 지급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면서 “중국 보조금 제도는 2020년 말 폐지되는 걸로 알려져 이번 규범조건 폐지는 국내 업계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보조금 제도 폐지 이후에 대비해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1위 자동차 제조사인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1년 말까지 10GWh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난징에는 연간 35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에 7.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올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며 최근 22GWh 규모 2공장도 착공했다. 삼성SDI도 시안에 추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이번 제도 폐지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던 국내 배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CATL이 현지 6대 전기차 제조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 전기차 기업과 이차전지 기업이 그들만의 공급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이 합작 고리를 뚫고 얼마나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