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학 재정위기, '브리지플러스' 사업으로 극복해야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대학은 현재 재정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학령인구는 9년 전 대비 19% 감소하고 대학등록금은 10년째 동결 압박에 시달리는 등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등록금이 대학 자체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대학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지방대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기부금은 사용처가 지정돼 있어 기부금에 의존하는 것도 대학에서는 한계가 있다.

국가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사업 예산은 정체돼 있고, 천수답처럼 국가의 보조 예산을 필요로 하는 대학 숫자는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은 국고 보조 사업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고, 선정된 대학에도 사업비는 차등 지급된다. 사업비는 대학의 역량과 보유 기술에 따라 차등을 둘 수 있지만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한 대학에는 자구책을 요구하고, 이는 다른 대학과의 경쟁력 편차를 더욱 커지게 한다.

대학은 등록금 및 정부 보조 사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자생하며, 대학 스스로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대학의 자생이란 대학이 기업 및 사회와의 소통 채널로서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서 수익 사업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 연구개발(R&D) 성과는 괄목할 만한 혁신 형태이지만 원천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기술 이전 및 사업화에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대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후속 연구와 산·학 협력이라는 툴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부족하지만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교육부의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 '브리지플러스'가 있다.

브리지플러스 사업은 쉽게 말해서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대학 밖으로 나오게 도와주는 사업이다. 대학 R&D의 기술성숙도(TRL)를 상승시켜 기술 이전을 용이하게 하고, 사업화 시간 단축 및 완성도를 높여 기업의 사업화 검증을 위한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대학 418개교(전문대 148개교 포함)의 기술 이전 수입은 약 770억원이다. 상위 10개 대학이 300억원으로,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대는 약 40억원을 달성, 국내 대학 수입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의 프린스턴대와 스탠퍼드대이 경우 2015년 기술 이전 수입이 각각 약 1610억원, 1068억원으로 서울대의 약 40배다. 국내 대학 총계를 이미 훌쩍 넘어선 상태다.

연구재단은 2013년(493억원) 대비 2017년 기술 이전 수입이 57% 증가했다고 하지만 이것 또한 좋은 소식은 아니다. 특허비용 및 연구자 보상을 감안하면 회수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브리지플러스 사업을 포함한 기술사업화 R&D 과제를 수행하는 일부 대학에서는 TLO 인력 구축 및 체계화한 기술사업화 프로세스를 운용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은 인력 및 재정 문제로 R&D 결과물에 대한 사업화 기회를 놓치고, 대학의 재정난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지 못한다.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국가의 혁신 기반이 대학에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정부는 이러한 대학의 어려움과 문제 인식을 함께하고 브리지플러스 사업 같은 대학 기술사업화 플랫폼 사업에 대한 예산을 증액, 더 많은 우수한 대학 기술이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재정난 해결에도 간접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2020년도 브리지플러스 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정부 부처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관계자들을 고무시킨다고 할 수 있다. 부디 다음 연도에는 브리지플러스 사업을 위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돼 많은 대학에 어려운 시기지만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sj042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