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건전한 디지털 사회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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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건전한 디지털 사회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정책

요즘 초등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1인 방송 진행자(크리에이터)다. 유명 크리에이터는 기존 방송 매체의 주요 섭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은 뉴스를 유튜브에서 선택해 본다. 진짜 뉴스인지 가짜 뉴스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비방, 욕설과 '단톡방'을 통한 성폭력 문제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

미국 백악관의 온라인 청원 '위더피플', 청와대의 '디지털 소통센터', 미국의 '시민기술(CiviTech)', 대만의 '거브제로(g0v)' 등 정부와 시민의 디지털 소통, 새로운 여론 형성과 정부 감시의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의 콘텐츠 생성과 활용은 취미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산업,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우리는 디지털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질문을 해본다. 우리는 디지털 사회에 준비된 행복한, 건전한 디지털 시민인가?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를 활용해서 다양한 미디어 정보를 마음대로 생성하는 것과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검색·활용하고, 나아가 디지털 정보를 이용해서 사회에 참여하는 것과 그 정보가 얼마나 신뢰성과 공공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갖춘 디지털 시민인가 하는 질문이다.

디지털 기술을 교육받아 사용해야 하는 50~60대 등 디지털 이민자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20~30대 젊은이도 어떤 측면에서는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최근 스탠포드 대학은 학부생에게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되는 정보의 타당성이나 불공정성을 얼마나 잘 판단하는가 하는 '시민의 온라인 추론' 능력을 조사했다. 많은 학생이 공유하는 정보에 대해 타당성이나 공정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원주민인 이들 2030세대가 디지털 기술은 익숙하지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예절, 디지털 정보의 평가 능력, 디지털 권리와 책임감을 갖춘 시민을 위한 교육까지 포함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은 부족하다.

건전한 디지털 사회의 행복한 디지털 시민을 위해서는 어떠한 디지털 리터러시 정책이 세워져야 하는가. 교육과 사회 정책 두 가지를 제언한다.

교육 측면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표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틀'이 초등 교육부터 고등 교육과 사회인 평생·재교육을 통해 제시돼야 한다.

적어도 다섯 가지 표준 교육의 틀이 준비돼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핵심 기술 습득 교육, 정보·데이터·미디어를 생산 및 활용하는 교육, 기존 또는 새로운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창의 해결하고 혁신하는 교육,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통 및 협업하는 능력 교육, 건전한 디지털 권리·책임·윤리의 시민의식 교육이다.

최근 몇몇 대학이 개발한 콘텐트라이팅(Content Writing), 디지털 분석(Digital Analytics), 디자인적 사고능력(Design Thinking) 등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소통, 협업 능력을 위해 개발된 교과 사례다.

다음으로 100세 시대에 적합한, 급격한 기술 변화에 체계를 갖춰 대응하는 연속된 디지털 리터러시 사회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급격한 기술 변화에 따른 일반 사회인의 재교육 정책, 디지털 시민을 위한 디지털 시민의식 확립 정책,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디지털 복지 정책을 포함한 사회 정책이다.

이미 디지털 사회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사회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의 스킬퓨처 크레디트 온라인 포털 정책은 2016년 200만명에게 ICT 교육을 제공, 신기술의 재교육을 가능케 했다.

EC에서는 Digital Skills and Coalition 정책으로 EC회원국들이 미흡한 디지털 스킬을 해결하고, 고품질의 학습자원활용을 통해 2020년까지 필요한 IT 일자리 75만개를 확보할 계획을 갖고 추진 중이다.

영국에서는 기술 기업인 연합이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디지털 표준 기술과 디지털 사고 행동 기술 세트를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소통과 협업하는 능력과 디지털 권리와 책임, 윤리 의식으로 정의되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은 건전하고 행복한 디지털 사회의 필수 시민 역량이다. 건전하고 행복한 디지털 사회를 위해 디지털 원주민과 이주민, 디지털 약자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위한 체계화되고 지속된 교육의 틀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정책과 디지털 복지를 포함한 사회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이재용 연세대 교수(전 교학부총장) jyl@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