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바이오경제 조기 실현을 위한 중개연구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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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바이오경제 조기 실현을 위한 중개연구 활성화

'세계의 공장, 중국'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임금 상승, 자본 이동 제한, 세계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기술·지식재산 정책, 미국과 통상 마찰 격화 등으로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매력을 잃어 가고 있다. 중국에는 위기일 수 있는 지금 이 시점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회복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로 신산업 창출과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신산업 창출과 성장은 고용 증대와도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고령화, 질병같이 현대 사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여러 문제를 고려했을 때 유망한 신산업 가운데 하나는 바이오헬스 산업이다. 이미 세계 선진국은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사회 수요가 증가할 것을 예측,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 속도를 보면 우리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활성화, 성장을 위해서는 중개 연구가 필수다. 중개 연구란 다양한 원천 기술을 병원(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의료 기술로 전환하는 연구다.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기술 실용화, 즉 실험실에서 연구를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필수 단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는 2013년부터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고대의료원, 경희대병원 등 인근 병원과 함께 시범 사업으로 중개 연구를 추진한 바 있다. KIST가 연 1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동일 금액을 병원에서 출자했다. 약 5년 연구를 통해 2019년 현재 창업 4건, 기술 이전 4건, 임상 진입 1건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도출하면서 국회 등에서 조명되기도 했다.

중개 연구 지원 사업은 일부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이 풍부하고 임상 연계가 가능한 기관과 클러스터는 중개 연구 사업을 자체로 추진하는 것이 효과가 더 높다. 연구개발(R&D) 대상을 도출하는 단계에서 연구자와 임상의사의 일상 교류가 지속해서 필요하고, 연구 단계에서도 연구자와 임상의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도록 연구기관 또는 지역 클러스터 차원에서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개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 대상 인·허가, 임상, 생명윤리, 환자 케어 및 안전성 등 교육도 체계화해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방식을 '리버스 중개 연구'라고 한다. 이는 기술이 성숙되는 과정에서 지속된 점검을 통해 연구기관 또는 지역 클러스터가 운영하고 있는 창업 및 기술 실용화 지원 프로그램을 제때에 연계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하버드대 중개연구 사업(CATALYST)을 포함, 전국에 걸쳐 63개 중개연구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개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헬스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점에서 '10년 이내의 혁신 기술 기반 1000개의 창업'이라는 도전정신이 충만한 미래를 그려 본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로 특색 있는 중개 연구 지원 사업이 운영되는 동시에 원천 기술 보유량이 충분하고 병원과 직접 연계가 가능한,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창업 및 기술실용화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5~10년 이내에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1000개 이상 창업, 기술 실용화를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과 정부 부처 관계자 모두 바이오 헬스 산업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극성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석현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장 drstone@kis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