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日 수출 규제, 두달 전 이미 결정…비자 제한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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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용 3개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조치는 이미 지난 5월 마련한 최종 결정안에 따른 수순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일본 정부가 그동안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다양한 대항 조치를 검토했고 지난 5월 최종안이 거의 굳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대항 조치로 어떤 품목을 대상으로 삼을지는 극히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정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한국 수출을 감소시키고 일본 기업과 국제 제조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는 견해가 있었다”며 “최후에는 총리 관저와 (총리) 주변 의원의 강한 의향이 움직였다”는 관계자 말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일본에 가는 한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엄격화 등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수출 규제는 관세 인상, 송금 규제, 비자 발급 엄격화 등 다른 대항조치 발동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조해 한국을 흔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이 다가오고 있어서 일본 정부가 피해 발생 전에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으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을 기다려 수출 규제를 공표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치로 자국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세계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대항 조치는 한국 생산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한국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에도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며 “소재 공급이 끊겨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 생산에 지장이 생기면 스마트폰, 컴퓨터 등 반도체를 이용하는 모든 기기 생산이 정체돼 혼란이 세계로 퍼질 수 있어 일본발 공급 쇼크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조치가 실제 국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이번 조치에 대해 국제무역 규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다 실제 세부 수출 규제 품목이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국가와 국가 간 신뢰관계에 의해 실시해온 조치를 재검토한 것”이라며 “일본의 모든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일치하며 자유무역과 관계없다”고 말해 이번 대항조치가 국제무역 규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배옥진기자 wiht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