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프로야구 선수, 유소년 야구 선수에게 불법 스테로이드 주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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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대학 진학이나 프로야구 입단을 목표로 하는 유소년 야구선수에게 밀수입으로 불법 유통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한 유소년 야구교실 운영자인 전 야구선수 이 모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또 야구교실, 거주지 등에서 발견된 스테로이드 제제와 성장호르몬 등 10여개 품목, 투약 관련 기록물을 압류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황소 고환에서 추출·합성한 남성스테로이드다.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육 성장과 발달을 가져오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 복통, 간수치 상승, 단백뇨,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모씨는 유소년 야구선수에게 '몸을 좋게 만들어주는 약을 맞아야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원하는 프로야구단이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속였다. 강습비 명목으로 무허가 스테로이드 제제와 각종 호르몬을 1회당 300만원을 받고 직접 학생에게 주사해 1년 간 1억6000만원 상당 이득을 챙겼다.

특히 피의자는 전직 야구선수로 도핑검사 원리를 파악하고, 스테로이드 제제 체내 잔류기간을 계산해 투여하는 등 치밀하게 검사와 단속을 피해왔다.

식약처는 불법의약품을 투여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야구교실 소속 유소년 7명을 한국도핑장지위원회에 검사 의뢰했다. 그 결과 2명은 금지약물에 대한 양성으로 확정 판정됐다.

식약처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하는 것은 갑상선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해 사용하지 말 것”이라면서 “안전한 의약품 사용으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스테로이드 제제와 전문의약품 단속·수사,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