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어려움 있어도 제약강국 위한 도전 멈추지 않을 것”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얀센이 비만·당뇨 치료제(HM12525A)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미약품은 신약 기술수출 계약 중 4건이 좌절됐지만 글로벌 신약 개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도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얀센에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세계 개발·판매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당시 초기 계약금과 개발단계에 따른 기술료 등을 모두 포함한 기술수출 규모는 총 9억 1500만달러(약 1조원)였다.

HM12525A는 당뇨병 환자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도와주는 비만·당뇨 신약 후보물질이다. 2015년 임상 1상 단계에서 수출한 뒤 얀센에서 임상 2상을 완료했으나 목표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해 권리를 반환한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 측은 “얀센이 진행한 임상 2상 시험 결과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권리 반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얀센으로부터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약 1230억원)는 반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이 2011년부터 체결한 11개 신약 기술수출 계약 중 4건이 파기됐다. 2015년 릴리에 기술 수출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HM71224'는 총 7억6500만달러(약 8660억원)에 기술 수출했지만 지난해 2월 릴리가 권리를 반환했다. 2016년 9월에도 베링거인겔하임이 항암신약 'HM61713'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했고 지난해 3월 중국 자이랩도 신약후보 물질을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국내 바이오가 급성장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지만 여전히 신약 개발·상업화 관문은 높다. 임상시험 1상에 들어간 신약후보물질이 판매허가까지 받는 평균 성공률은 10%가 안된다.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물질은 적어 기술수출만으로는 성공 확률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술반환 사례는 글로벌 신약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기술수출은 수년째 집중된 신약개발과 후보물질 확보의 결실이지만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실제 상용화까지 이어져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진출 도전을 지속할 전망이다. 향후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임상 3상, 사노피와 진행중인 당뇨병치료제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에 집중한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롤론티스는 혈액 내 백혈구 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지속형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다. 연내에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재허가 신청을 진행해 치료제 개발과 빠른 상용화가 목표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스펙트럼, 제넨텍, 테바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고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도 30여개에 달한다”며 “R&D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을 통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견고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한미약품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