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에 불 붙는 불매운동…유통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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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에 불 붙는 불매운동…유통업계 '촉각'

일본의 경제보복에 국내 소비자의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 상인들이 일본 제품 판매중지에 나서는 등 반일 감정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매출 타격을 우려하며 불매운동 확산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19년 일본 베스트 브랜드'라는 제목의 일본 브랜드 로고가 나열된 게시물이 확산되는 등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리스트에는 전쟁범죄에 가담한 기업인 전범기업부터 전자, 카메라, 자동차, 악기, 의류, 사무용품, 편의점, 화장품, 주류 등 실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게임과 영화배급사 등 콘텐츠 관련 기업까지 100여개 일본 기업이 나열돼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과 함께 유니클로, 데상트, 무인양품, 시세이도, DHC, 아사히, 기린 등 유통·식음료·패션뷰티 업체도 이름을 올렸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는 불매 운동 리스트와 함께 '당분간이라도 일본 제품 쓰지 말고 일본 여행도 가지 말자' '국산품을 구매하자'는 글도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다. 지난해 매출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매 운동 여파로 자칫 성장세가 꺾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4일 유니클로 명동점 앞에는 “강제징용 배상 않고 경제보복! 적반하장 일본, 국민들이 분노한다”라는 팻말을 든 시민단체 관계자가 1인 시위를 벌였다.

수입맥주 1위 브랜드 아사히를 비롯해 삿뽀로, 기린, 에비스 등 일본 맥주 브랜드와 데상트, 미즈노 등 패션업체,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까지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불매 운동 시작단계인 현재로서는 매출 변화까지 나타나지 않지만 한일 갈등이 장기화 되고 국내 기업 피해가 직접적으로 발생할 경우 불매 운동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통, 식음료 업체의 경우 고가 상품은 아니지만 소비자 접점이 넓고 소비자 인식 변화가 일어날 경우 대체재로 전환이 쉬워 충성고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본 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회사명이 거론되는 기업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기업 '다이소'가 대표적이다. 한국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 무관하고 로열티도 지급하지 않는 국내 기업이다. 때문에 일본 기업 논란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피부로 느껴지는 반응은 없지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일본 제품 판매 중지에 돌입하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면서 “불매 운동으로 인해 가맹점주와 한국 업체들이 피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