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풀리는 'MCN'... 연간 11조 시장으로 부상

MCN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CJ E&M 다이아TV 방송현장을 촬영한 모습. (사진=전자신문DB)
MCN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CJ E&M 다이아TV 방송현장을 촬영한 모습. (사진=전자신문DB)

1인 크리에이터와 브로드캐스팅자키(BJ)를 체계적으로 관리·육성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트레져헌터, 다이아티비가 대표 주자다. 이들 기업의 미래 가치에 주목한 투자자와 대기업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MCN 기반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가 2020년에 1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MCN이 게임 등 기존 핵심 콘텐츠뿐만 아니라 커머스 영역까지 확장하는 등 산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기반으로 성장한 크리에이터가 뷰티, 패션, 정보기술(IT) 영역에서 신뢰도를 확보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영상 미디어를 넘어 전자상거래 분야까지 장악하면서 MCN 기업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산업 성장 속도는 투자 유치 금액과 매출액 상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트레져헌터가 각각 400억원,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틸에잇도 3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200억원을 유치했다. 미디어자몽 등 규모가 작은 MCN에도 투자가 이뤄지면서 산업 전체에 돈이 풀리고 있다.

트레져헌터는 2017년 79억원에서 2018년 121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영업 손실은 약 20억원 감소했다. 현재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도티, 김성회, 잠뜰 등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샌드박스네트워크의 매출은 지난해 280억원에 달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을 500억원으로 설정할 정도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근 게임사 넵튠은 자사가 투자한 스틸에잇, 샌드박스네트워크, 망고스틴이 빠르게 성장하자 이들 3사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

후방산업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MCN사업자들에게 회선을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 케이아이엔엑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50% 증가했다.

MCN 산업이 주목받은 것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각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인력 망을 활용한 친숙함이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 소비자의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기업의 관심과 활용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MCN 산업과 온라인 및 모바일 광고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빠른 성장 덕분에 기업공개(IPO)도 가시권에 들어 왔다. 트레져헌터,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상장에 도전한다. 일본 MCN 업체 '움'이 도쿄증시에 상장될 때 매출이 600억원 수준이었다. 국내 MCN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빠른 시일 내 상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패션 인플루언서 플랫폼 '루한'과 입성이 유력한 성형 전문 MCN '신앙' 등이 있어 글로벌 산업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다만 MCN 산업이 인플루언서 개개인의 영향력으로 성장했지만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법이 아직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MCN에 속한 유튜버는 “유명 인플루언서는 팬덤 층이 확보될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 어떤 제품을 보여 줘도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