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달에 태극기 날리는 날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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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달에 태극기 날리는 날은 언제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빠르게 간다면 3일 만에 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가기 위한 연습 대상이 된다. 화성처럼 보다 먼 행성으로 향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미국이 일찍이 50년 전 달에 성조기를 꽂은 것도 같은 이유다. 세계 주요 국은 달을 디딤돌 삼아 우주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발을 디딘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물론이고 인도, 일본 등이 각축을 벌인다.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달 탐사에 매진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는 달에 착륙해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는 목표다.

◇'문(Moon)'을 두드려라

1969년 7월 20일 미국은 세계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딛었다.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11호'에서 내리면서 전인미답의 유인 탐사에 성공했다. 이후 러시아, 중국이 우주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켰다. 러시아, 중국은 무인 우주선이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달 탐사는 다시 열기를 띄고 있다. 세계 각국이 달 탐사 경쟁에 가세했다.

최근 세간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중국이다. 올해 1월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다. 그동안 달 뒷면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달은 지구 주변을 도는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27.3일로 같다. 지구에선 달의 뒷면을 관찰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달 뒷면에선 우주선이 지구로 전파를 보내기 어려워 통신이 불가능하다. 지형도 험준해 사실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받아들여졌다. 중국은 창어4호에 실은 월면차 위투2호를 이용해 달 뒷면 지질층과 구성성분, 수분함량을 조사하고 있다.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지 않은 미국은 다시 달 탐사 고삐를 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우주인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계획을 애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이나 단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2024년까지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를 건설한다. 아르테미스 1호부터 총 8차례 우주선을 발사 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위해 보잉은 대형 로켓 발사 시스템 SLS, 록히드마틴은 오리온 캡슐을 개발중이다.

미국은 민간의 달 탐사 경쟁도 치열하다. 앨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탐사 최일선에있다. 35차례나 재활용 팰컨 로켓을 발사했고 60대가 넘는 위성을 한꺼번에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렸다.

올해 3월 마네킹 리플리를 실은 유인 캡슐 '크루 드래곤'을 발사하는 데 성공하면서 우주 여행 가능성을 앞당겼다. 다만 유인 캡슐이 연소 테스트 과정에서 엔진 이상으로 본체가 전파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15톤 장비·화물과 우주인을 태울 착륙선 '블루문'을 선보였다. 베이조스는 달 남쪽 극점인 얼음층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우주 탐사 다크호스로 불리는 인도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는 2008년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 발사하고 달 먼지에서 물 분자를 찾아냈다. 인도는 오는 9월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해 미국, 옛 소련, 중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달 착륙 국가에 이름을 올릴 계획이다.

일본도 달 탐사선 셀레네 1·2호를 개발해 달 착륙 기회를 엿보고 있다. 2030년까지 유인 달 탐사선 발사가 목표다. 우주 탐사 원조 강국인 러시아도 2025년 이후 탐사선 '루나-28'를 발사할 예정이다. 달에서 생명체와 물의 흔적을 찾는다.

◇한국, '희망과 우려 사이'

우리나라는 2가지 방안을 중심축으로 달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50년 전 미국처럼 달에 직접 시험용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보내는 방법과 미국이 추진하는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달에 직접 가는 계획은 2007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정부는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 로드맵'에서 '한국형발사체'를 활용해 달 궤도선, 착륙선을 쏘아 올린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정권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우리 기술로 달에 간다'는 골자는 유지되고 있다. 현재 계획은 2020년 달 궤도를 돌면서 과학임무를 수행하는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 이전에 실제 달에 내려앉는 달 착륙선 발사가 목표다.

게이트웨이는 미국이 새로운 달 궤도 우주정거장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기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하는 거대 프로젝트로, 향후 달과 화성으로 진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우리가 참여한다면 다양한 우주탐사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달 탐사 계획은 난항의 연속이다. 지난해 누리호(KSLV-II)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달 탐사 성공 수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달 궤도선 정시 발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을 주관하고 있는데, 설계 작업이 계획보다 1년 가까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상세설계검토(CDR) 회의를 열고 설계작업을 마쳤어야 하는데 아직 무소식이다.

2020년 발사 예정인 시험용 달 궤도선 형상 모습
<2020년 발사 예정인 시험용 달 궤도선 형상 모습>

원인은 기술적 어려움이다. 달 궤도선은 당초 6개 탑재체 무게를 포함, 550㎏을 목표중량으로 삼아 개발 중이다. 현재 100㎏ 이상 무거워졌다. 이 때문에 260ℓ 연료탱크로는 목표 임무기간인 1년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지난 1월부터 16명 외부 점검평가단을 구성해 검토하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점검 결과가 어떻든 달 궤도선 발사는 기존 계획과 멀어진다. 설계를 그대로 유지해도 발사 시점 연기가 불가피하다. 수개월 임무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연료탱크를 비롯한 설계 변경을 단행하면 임무기간 단축은 피해도 발사를 훨씬 더 미뤄야 한다.

애초 이 문제를 제기한 노조측 관계자는 9일 반 년 넘게 그대로 속행할지 설계를 수정할지 방안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면서 1년 이상 발사 연기가 불가피하고 임무기간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후속사업도 차질 빚을까

달 궤도선 발사가 실제로 연기된다면 다양한 역효과가 발생한다. 우선 소요 예산이 증가한다.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미리 만들어 놓은 부품은 쓸모가 없다. 발사를 담당할 스페이스X에 지급할 비용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통상 계약 조건에 따라 발사 유예기관을 두기도 하는데, 언제 달 궤도선을 발사할지 기약이 없어 이 역시 불투명하다.

미국 NASA와의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달 궤도선은 사업은 항우연이 협력 이행약정 을 체결해 진행한다 항우연은 NASA로부터 1개 탑재체와 심우주통신 임무설계 항행서비스를 제공받기로 2016년 12월 약정했다 NASA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항우연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NASA와의 국제협력에 대해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협의를 통해 별 탈 없이 마무리 지은 사례가 있다”며 “아직 NASA와 달 궤도선 발사 연기관련 협의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큰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달 궤도선 발사 연기는 2030년 이전 발사를 목표로 둔 달 착륙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정식 사업으로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달 궤도선을 만들고 있는 항우연이 또 사업을 주관할 전망이다. 항우연은 이미 자체 사업으로 유도항법 제어, 착륙궤적 설계, 통신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같은 기관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만큼 달 궤도선 개발이 미뤄지면 이후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항우연 측은 이에 대해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일부 달 착륙선 기술을 엔지니어링 모델(EM) 수준까지 구현하는 등 사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며 “만약 달 궤도선 개발과 발사가 연기돼도 착륙선 발사 시점을 미루는 일이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NASA가 달 궤도에 구축할 달 궤도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상상도. 사진=NASA
<NASA가 달 궤도에 구축할 달 궤도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상상도. 사진=NASA>

게이트웨이는 아직 우리나라 참여여부를 알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프로젝트 참여 희망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월 마련한 '국가 우주협력 추진전략'에 게이트웨이 국제협력을 반영해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답변은 받지 못했다. 참여를 위한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협력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게이트웨이는 국가 간 대규모 프로젝트기 때문에 쉽게 선정되거나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곧 우리 측 연구원을 파견해 프로젝트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공동취재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