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 아닙니다"…불매운동에 '선긋기' 나선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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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아닙니다"…불매운동에 '선긋기' 나선 기업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국내 소비자의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이거나 일본과 관련성이 적음에도 불매 운동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있다. 이들 기업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입장문을 밝히는 등 대응에 나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 코카-콜라사다. 지난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발표한 불매 제품 리스트에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 브랜드가 포함되자 사실과 다른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한국 코카-콜라는 “코카콜라는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 모든 나라에서 판매되는 브랜드와 제품의 상품권을 본사가 소유하고 있다”면서 “조지아커피와 토레타도 본사가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와 토레타가 일본에서 시작된 브랜드일 뿐 일본 제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도 한국코카콜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상품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 코카-콜라 관계자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완전히 구별되며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소와 CU, 세븐일레븐 등 유통업체로도 불매운동 여파가 번지고 있다. 다이소는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분류되는 한국기업으로 일본 불매 운동 리스트에 포함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이소의 대주주는 한국 기업인 아성HMP다. 일본 대창산업(다이소)는 30% 가량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아성HMP는 다이소라 브랜드 로열티도 지급하고 있지 않고 경영권 역시 한국 아성HMP가 가지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일본 다이소산업은 한국 다이소에 대해 지분 투자만 했을 뿐 오히려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대기업에 외국인 지분이 투자된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CU도 일본과 선 긋기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편의점 1위 업체지만 1927년 미국에서 창립된 브랜드다. 이후 1970년대 일본에서 급성장했고 일본에서도 동일한 브랜드가 운영되고 있어 일본 기업으로 오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의 한국법인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가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회사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롯데가 미국 세븐일레븐과 계약해 운영하기 때문에 일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CU도 기존 일본 훼미리마트 브랜드를 사용해왔지만 2012년 라이선스 계약 종료와 함께 한국 브랜드로 탈바꿈한 상황이다.

일본기업과 라이센스를 맺거나 기술협력을 하고 있는 식품기업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일 합작사로 설립된 동아오츠카 등도 자사 제품이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기업의 지분투자는 흔한 일이고 수십년간 국내에서 생산판매된 인기 제품까지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우리 경제에 역효과만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계속 악화되고 온라인상 불매 운동 움직임이 지속되면 제품 및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며 “일본 기업이 아니거나 관련성이 적은 업체들은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