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볕 든 '일본차'…불매운동 먹구름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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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 이슈로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수년 만에 상승세를 탄 일본차 브랜드들이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 판매되는 일본차 10대 중 4대는 미국산이어서 불매운동 확산이 자칫 한·미 자동차 무역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혼다 전시장 내부.
<혼다 전시장 내부.>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영업 중인 일본차 브랜드는 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총 5개다. 올해 상반기 일본차 판매는 2만34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가 22.0% 줄어든 상황이어서 일본차 판매 성장은 고무적이다.

일본차 판매가 늘어난 것은 디젤차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수입차 시장이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이를 주력으로 삼은 일본차는 가파른 판매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더딘 영업 정상화로 판매가 미미한 아우디·폭스바겐 반사이익을 흡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브랜드는 혼다다. 상반기 혼다는 56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94.4% 판매를 늘리며 전체 수입차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도 8372대로 33.4% 증가했다.

토요타 전시장 내부.
<토요타 전시장 내부.>

일본차 업계는 최근 발생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이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키우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렉서스 운전자가 테러를 당했다는 게시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으나,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차 브랜드 관계자는 “아직 영업 현장에서 이번 문제 영향으로 인한 계약 취소 사례 등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차에 대한 불매운동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 시판 중인 일본차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산이기 때문이다. 일본차 브랜드의 국내 공급 물량 중 일본산 차종은 1만3823대(58.9%)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미국산(37.2%)이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한국산을 비롯한 유럽산·일본산 수입차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관세 면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이를 100%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