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ESS 생태계'…정부 안전대책 발표 후 신규 공사 15건 진행 중

'다시 살아나는 ESS 생태계'…정부 안전대책 발표 후 신규 공사 15건 진행 중

정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대책 발표 이후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잇따른 화재로 움츠렸던 국내 ESS 생태계가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활성화 대책인 야간발전제도가 시행되면 중소 사업자들도 본격 수혜를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정부 ESS 안전강화 대책 발표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총 15건의 신규 ESS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사계획을 인가받아야 하는 10㎿h 이상 ESS 경우, 현재 7건의 신규 ESS가 공사계획 인가를 신청하거나 완료했다. 인가를 받은 3건은 공사를 진행 중이다. 무안과 해남에 건설되는 100㎿h 이상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공사계획을 신고한 10㎿h 미만 ESS도 8건이다. 3건의 공사계획을 수리해 전기안전공사가 검토를 진행 중이고, 이미 5건은 개정된 사용전검사를 완료하고 가동 중이다. 1㎿h 안팎 소규모 ESS도 다수 포함돼 태양광 연계 ESS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현재 공사계획 신고나 인가가 이뤄진 15건은 대부분 지난 5~6월 발주가 이뤄진 건들이다. 정부가 6월 초 사고 원인 조사 결과와 안전강화 대책 발표를 예고하면서 공사를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현재 신규 발주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가동 중단 조치로 반년 이상 멈춰있던 ESS 가동도 단계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국내에 설치된 1490여개 ESS 중 약 3분의 1 정도가 가동 중단 상태였지만 현장점검을 거쳐 하나씩 가동이 재개되고 있다.

다만 일부 중소 시공업체들은 화재 사고 이후 보험요율이 4배 이상 오른데다 그마저도 보험 인수 자체를 거부 당하는 경우가 많아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규 수주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사태 이후 보험료 급등에 따른 업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단체보험 개발을 추진해 온 산업부는 현재 민간보험사와 함께 리스크 분석을 진행 중이다. 검토가 끝나고 보험 설계가 이뤄지면 3분기 중 단체보험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명우 산업부 전기전자과장은 “현재 민간보험사와 리스크 분석을 진행 중으로 늦어도 3분기 안에 단체보험을 출시해 보험요율을 현재보다 다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안전기준 강화에 따라 보험심사가 까다로워질 수는 있지만 보험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기대가 큰 야간발전제도도 조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ESS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추진을 약속한 야간발전제도는 배전선로 연계 용량이 부족한 지역의 태양광발전사업자가 ESS를 추가 설치하고 야간발전제도 신청시 계통연계 허용을 추진하는 제도다. 많은 중소 ESS 업체가 야간발전제도를 겨냥해 100kW급 올인원 ESS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경훈 산업부 분산에너지과장은 “중소 ESS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전해 듣고 정부에서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한전과 함께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인 야간발전제도 시범사업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