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정보 접근성 향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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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정보 접근성 향상 '시험대'

국립장애인도서관을 문화체육관광부 직속 기관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 오르면서 장애인 학습권이 확대될 지 관심이 쏠린다.

국립장애인도서관(관장 정기애)은 현재 문체부 직속이 아닌 2차 소속 기관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지휘를 받는다. 장애인도서관은 출판사가 납본한 전자책을 대체자료로 전환해 제공하고 있다. 대체자료란 각종 책자를 음성과 점자 등으로 변환한 장애인용 도서를 말한다.

하지만 장애인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연간 예산이 55억원 수준이다. 도서관 직원 인건비를 비롯해 운영비가 포함된 액수다. 신규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직속 기관이 되면 도서관 독립성이 높아진다. 추가 예산 확보도 수월할 전망이다. 도서관 전용 사업을 통해 장애인 혜택을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학습에 대한 장애인 갈증은 깊어만 간다. 2018년 출판연감 통계에 따르면 만화와 문학 도서를 제외한 국내 발행 종수는 4만3463개다. 이 가운데 도서관이 대체자료로 변환한 것은 5%에도 못 미친다. 오디오북으로 출판되는 전자책은 1% 안팎에 그친다.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지식, 정보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장애 유형별 맞춤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각장애인은 글자를 볼 수는 있지만 대부분 독해력이 낮은 편이다. 독서능력 향상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발달장애인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어릴 때부터 문장 이해력, 정보 습득 역량을 향상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조언이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책 배달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

국회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016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서관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도서관을 문체부 직속 기관으로 승격하는 게 골자다. 이 안건이 16~17일 열리는 문체위 법안소위에서 다뤄진다. 전망은 낙관적이다. 문체부, 국회 차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법안소위 문턱을 넘으면 법제처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로 넘어간다.

국내 장애인 복지 예산은 2조원이 넘는다. 장애인 체육 복지 예산도 1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정보 접근성 증진에는 도서관 운영 예산인 55억원만 투입된다. 전체 장애인 복지 예산 대비 0.3%에 불과하다.

홍순봉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장애인도서관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예산, 공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대체자료 확대는 물론 장애인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조직 운영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