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산업계,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 계획 철회해야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과기·산업계,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 계획 철회해야

과학기술계, 산업계가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연구요원이 이공계 인재 유입,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스스로 4차 산업혁명 대응 끈을 놓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11일 과기·산업계는 국방부가 검토하는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 방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벤처기업협회·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 14개 단체가 반대 입장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전문연구요원은 병역자원 일부를 병무청장이 선정한 지정기관에서 전문 연구개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해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연구원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연구요원제도는 2016년 기준 1조324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623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4393명 고용유발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 산업계는 이를 근거로 전문연구요원 제도 확대를 주장해왔다.

국방부는 전문연구요원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포함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2024년에는 전문연구요원이 현재 수준의 절반에 못 미치는 1100~1200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문연구요원을 포함한 대체복무 감축규모와 발표시기는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인 사항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과기·산업계는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산업기술혁신 협단체 모임인 'TI(Technology Innovation )클럽'은 11일 국방부의 산업계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에 대해 반대의견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산업계는 “일본 무역보복을 비롯하여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산업구조재편 등으로 기업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산업계 전문연구요원의 정원감축은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를 꺾는 처사”라면서 “중소, 중견기업의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 기여해온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코스닥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한국산학연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연구개발서비스협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 등 14개 기관이 입장문 발표에 참여했다.

과기계 석학은 나아가 제도 확대 운영을 위한 개선을 건의했다.

과학기술한림원에 따르면 국내 학생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연구요원제도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국내 대학원 진학 희망은 14% 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응답자 절반이 국내 대학을 진학하기보다는 해외 유학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과기한림원은 “국가 연구개발(R&D) 역량강화를 위해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전문연구요원제도는 폐지가 아니라 개선과 합리적 보완이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한림원은 교육부 산하 113개 자연계 대학원 전문연구요원 선발의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이 과기정통부 산하 4개 과학기술원과 같은 수준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회에서도 국방부 계획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성명을 통해 “전문연구요원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면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국방력은 무기의 고도화·지능화, 사이버 전쟁, 우주전쟁 등 과학기술 경쟁력이 곧 국방 경쟁력이 되는 시대인데 국방부는 과학기술력은 배제한 채 인해전술로만 미래 국방력을 준비하겠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이원은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중소기업인력난을 해소하고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을 줄이며, 미래세대가 이공계를 선택하도록 유인하는 제도로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