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소송, 3대 쟁점]〈2〉페이스북, 이용자 피해 초래 '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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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 간 소송 쟁점 중 하나가 이용자 피해 발생 여부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고의로 속도를 느려지게 해 이용자 피해를 유발했다고 간주했다. 방통위와 페이스북은 법정에서 이용자 피해 심각성 등에 대해 양보없는 공방전을 불사했다. 피해 정도에 대한 논쟁을 차치하더라도 이용자가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는 사실 자체는 명백히 드러났다. 페이스북을 처벌하지 못하면, 정당한 사유없이 이용자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2〉페이스북, 이용자 피해 초래 '명백'

페이스북은 2016년 12월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직접 오던 회선을 홍콩을 거쳐 오도록 변경했다. SK브로드밴드 통신 지연시간이 최번시(20~24시) 기준 29㎳(㎳=0.001초)에서 130㎳ 로 5배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지연시간은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는 정도일 뿐, 이용을 제한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시스코는 이용제한 기준을 150㎳로 규정한다는 데이터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 같은 기준은 항목별 부분 품질 기준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일반적으로 통신 품질을 고려하는 국제 기준은 △지연시간 △대역폭 △지터(지연이 일정하지 않고, 수시로 변하는 '지연변이' 현상)을 모두 고려한다.

이는 국제적 통신망 설계의 기본이다. 통신사가 지연시간만 고려한다면 고객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없다. 실제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 가능한지 여부가 중요하다.

유재영 포항공대 교수는 “지연시간이 증가하면 대역폭이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하게 된다”면서 “통신속도가 3분의 1정도로 감소했고, 이용자에게 대역폭을 제대로 나눠주지 못해 다수 이용자가 서비스에 안정적인 접속을 유지하지 못한 채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국내 일일 1200만명 접속자를 보유한 페이스북 핵심 서비스인 사진과 동영상 업로드는 물론 실시간 생방송 등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피해는 실제 민원이 증명한다. 방통위 조사결과, 접속경로 변경기간 사진 업로드가 안된다거나 너무 느려서 동영상을 볼 수가 없다는 민원이 속출했다.

LG유플러스 페이스북 관련 민원은 접속경로 변경이전 하루 평균 0.2건에서 34.4건으로 폭증했다. 개선 이후에는 0.9건으로 줄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정당한 사유없이' 전기통신서비스 가입·이용을 제한 또는 중단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단순 속도 느려짐을 넘어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용 제한이 명백하다. 페이스북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이용자가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이 망이용대가 협상 과정에서 속도 저하 가능성을 알고도 접속경로를 변경했다. 사유가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렵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부당한 이용자 이익 제한을 금지한다. 방통위가 페이스북을 제재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기업이 적당한 수준에서 품질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망이용대가 협상 수단으로 일삼는 행위를 제제할 수단이 사라진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이용자 피해에 대한 방통위 규제 권한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이용자 피해, 방통위 vs 페이스북

[세기의 소송, 3대 쟁점]〈2〉페이스북, 이용자 피해 초래 '명백'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