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주식매입비 회사서 돌려받은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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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태한 대표이사가 주식을 개인적으로 사들이고, 비용을 회사로부터 돌려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김 대표의 구속영장에 분식회계 혐의 외에도 30억원대 횡령 혐의를 적시했다. 김 대표 구속여부는 19일 결정된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16년 11월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직후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년간 여덟 차례에 걸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4만6000주를 사들였다. 매입 비용만 100억원에 가깝다. 김 대표와 함께 회계처리를 주도한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 역시 2017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4300주를 장내 매입했다.

김 대표와 김 전무는 코스피 시장 상장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우리사주조합 공모가인 13만6000원과 주식매입 비용 차액을 회사로부터 현금으로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개인 주식 매입비용을 사실상 회사에 청구하기로 계획을 세워놓은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횡령 액수는 김 대표가 30억원대, 김 전무는 1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대표 등이 회사에서 받아간 돈이 수 년에 걸쳐 비정상적으로 회계처리됐고, 정식 상여금 지급에 필요한 이사회 등 절차를 밟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5년 만에 코스피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쳐 주식시장 안착에 기여했다는 등 이유를 들어 김 대표에게 2016년 14억8600만원, 김 전무에게는 이듬해 6억7900만원을 각각 상여금으로 별도 지급했다.

검찰은 2016년 11월 삼성바이오가 회사 가치를 4조5000억원 부풀린 허위 재무제표를 제시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고 보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김 대표 등의 범죄사실에 포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당시 투자자들로부터 2조2490여억원을 끌어모았다. 검찰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개인 투자금과 장단기 차입금, 회사채 발행 등에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김 대표와 김 전무, 삼성바이오 재경팀장 심모 상무에게 자본시장법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9일 오전 10시30분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구속 여부는 19일 오후 늦게나 20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