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높시스 CEO "삼성전자와의 3나노 공정, '완벽한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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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 <사진=시높시스>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 <사진=시높시스>

“삼성전자와의 3나노(㎚) 공정 협력은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We have excellent collaboration with Samsung).”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3나노 공정 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 호텔에서 만난 제우스 CEO는 “삼성전자와의 3나노 공정 협업은 3~4년 전부터 이뤄졌고, 지금도 기대를 많이 하면서 협력하고 있다”며 “공정의 모든 측면에서 시높시스 설계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빛의 파장을 3㎚로 맞춘 공정이다. 올해부터 양산에 적용되고 있는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보다 한층 발전한 차세대 제조 기술이다. 칩 크기를 줄이면서 정교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우스 CEO는 “3나노 공정 본격 양산화 시점은 삼성전자에게 달려있지만, 그들이 밝힌 로드맵대로라면 2~3년 내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높시스는 반도체 회로 설계를 위해 핵심적으로 필요한 전자설계자동화(EDA)툴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다.

중앙처리장치(CPU) 등 정보통신(IT) 기기의 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 뿐 아니라 정보 처리와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등을 설계할 때 시높시스 설계 툴이 유용하게 사용된다. 삼성전자, 인텔 등 반도체 대기업뿐만 아니라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등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도 이 회사 제품을 이용한다.

제우스 CEO는 반도체 설계 공정이 정교해지면서 '무어의 법칙'은 아직 유효하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서는 '24개월마다 칩 집적도가 2배 올라간다'는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만큼 칩 미세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는 “반도체 속의 트랜지스터를 더욱 저렴하게 만드는 '구식(Old) 무어의 법칙'은 죽었을지도 모른다”면서도 “메모리 데이터 처리 능력에서 무어의 법칙은 살아있다”고 전했다.

제우스 CEO는 초미세 공정 실현과 함께 인공지능(AI)이 새로운 반도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AI는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워낙 많아서 조그만 규모 팹리스 회사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높시스는 혁신적인 칩 설계 아이디어는 있지만 값비싼 설계 툴 비용으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신생 업체를 타깃으로 약 1년전부터 '시높시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에 가입한 여러 업체들이 마치 공유 주방처럼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도구를 클라우드에서 가져다 쓰는 서비스다. 제우스 CEO는 “지적자산(IP)과 설계 툴 측면에서 최적의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AI 반도체 시장이 '수직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강점을 가진 전자 분야와 AI를 응용해서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우스 CEO는 “독일이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AI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중국이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안면 인식과 보안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져간 만큼 한국 시장은 가전에 적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우스 CEO는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모든 IT제품이 스마트 기능과 실리콘이 합쳐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결정은 환영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