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독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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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에 '독립'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가 시작된 이후 특히 자주 언급된다. 그동안 소재 분야에서 일본에 종속되다시피 한 산업 구조를 이번에 바꾸자는 얘기다.

사실 이전까지 우리는 소재 산업 종속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소재를 구매해서 더 큰 부가 가치를 낼 수 있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제조해서 수출했기 때문이다. 소재는 돈만 주면 언제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 대기업 입장에서 굳이 돈을 투자해 소재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기술 수준에서 차이가 있는 국산 소재를 도입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 아베 신조 정부는 자신들의 강점인 소재 산업을 내세워 우리나라 압박에 들어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금 상황을 “(일본이) 외교적 사안에 대해 경제적 수단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 일본의 대응은 사안의 본질과 관계 없이 우리나라의 약점을 공략하는 셈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명확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안의 본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 또 하나는 이번에 공격받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소재 산업 경쟁력을 길러서 더 이상 공격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재 산업 '독립'이 필요한 이유다.

갑자기 공격을 받은 우리 기업은 위기 상황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고 전략물자 수출을 제한하면 더 많은 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우리나라는 어려움 속에서 독립을 쟁취했다. 일본의 압제가 심해질수록 우리 선조들의 독립운동과 독립정신은 강해져만 갔다.

100년 전 3월 1일 우리 국민은 한목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이 소재 산업으로 우리를 옥죌수록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소재 산업 독립으로 나아가야 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