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日 수출 규제 확대냐 진화냐' 이번주 중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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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수출규제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 한주가 시작된다.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 개정 의견수렴 마감 시한이 24일로 다가왔고,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금주 스위스에서 열린다. 규제 확대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일본과 국제사회 설득에 총력전에 나설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 갈등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주 일본 정부에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과 철회를 촉구하는 이메일 의견서를 제출한다.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수출무역관리령 법령에 대한 의견서를) 오는 22일 또는 23일에 제출할 것”이라면서 “이제껏 (우리 정부가) 주장한 증거를 명확하게 담아 이메일로 일본 경제산업성에 의견서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에 대한 의견 수렴을 오는 24일 마감한다. 이후 일본은 각의 결정을 거쳐 우리나라를 향한 추가 수출 규제를 단행할 수 있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 규제를 논의한다. WTO 일반이사회는 WTO 전체 회원국 대표가 WTO 중요 현안을 다루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정부 요청으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올라갔다. 한일 양국 정부 모두 본국에서 국장급 관료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WTO 회의는 주제네바 대사가 발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일 양국 모두 이례적으로 본국 대표를 파견해 발언하도록 했다.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개입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 백악관 행사에서 한일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대통령이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며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수출 제한으로 인한 한일 갈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중재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아직은 한일 당사자 간 해결에 중점을 뒀다. 해석이 분분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확실한 '예스(yes)'를 말하지 않았다”며 “한일 양국이 해결해야 한다는데 더 방점을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 무역관리령 개정을 앞두고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산업부는 지난 19일 브리핑을 열고 우리나라 캐치올 제도와 수출관리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일본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같은 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招致)하고 한국 대법원의 일본 징용배상 판결 관련 제3국 중재위 구성에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도 이에 굽히지 않고 맞받으며 '설전'에 이르는 대화가 오갔다.

정부 간 '강대강' 대치가 양국 정부 장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정부가 '강대강'으로 가게 되면 일본 수출 규제 사안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태 장기화 시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정부가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