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車 이용 방법, 소유에서 구독으로 진화 중

[자동차칼럼]車 이용 방법, 소유에서 구독으로 진화 중

소비문화 트렌드가 소유에서 구독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문·잡지 같은 간행물을 사서 읽는 것처럼 구독이라는 소비 형태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무제한 스트리밍 영상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넷플릭스 성공 이후 아마존 프라임, BT 스포츠 등이 등장했다. 일상생활에서도 반려견과 게임·놀이 문화 등으로 구독이라는 소비 형태가 계속 확장되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에 약 469조원이던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 594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벼운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를 구독하는 것을 넘어 문명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자동차나 집도 구매나 대여에서 벗어나 구독하는 세상이 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구독 형태는 '서브스크립션'이다. 서브스크립션은 일정 금액을 내면 약속된 시간과 정해진 장소로 상품이나 콘텐츠를 배달해 준다. 서비스는 보통 온라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집 밖을 나설 필요가 없어진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비스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과 취향까지 분석해서 구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구독 경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소비자는 구독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기회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적은 노력으로 만족감이 더 높은 소비 경험을 할 수 있다.

구독의 장점은 자동차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케어 바이 볼보' '포르쉐 패스포트' '액세스바이 BMW'와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구독 서비스가 성공리에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차량 공유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공유 서비스는 국내 자동차 소비 문화에 새 관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차량을 단순히 이동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구독을 통해서 다양한 차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공유가 기반인 만큼 차량 관리가 미흡하다는 단점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동차 이용 방법의 패러다임이 공유에서 구독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피카가 선보인 '올 더 타임 미니'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스펙트럼' '현대 셀렉션'과 같은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자동차 구독 서비스가 출시됐다. 기존 렌터카 업계도 구독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차량을 제대로 경험하고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브랜드, 원하는 모델과 색상, 차량 컨디션을 선택해서 원하는 기간만큼 합리 가격으로 다양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다.

에피카 올 더 타임 미니의 경우 소비자가 차량을 경험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험, 세금 등 관리 비용 일체를 회사가 책임지고 관리한다. 모든 차량을 최상위 사양으로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사용하는 차량을 반납하면 전문가 점검 절차를 통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한다. 이와 함께 로열티 프로모션 혜택,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 이용권 등 멤버십 회원을 위한 혜택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일상에서도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여러 형태의 프리미엄 차량 모델을 구독이라는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자동차 마니아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만 아직 자동차라는 HW 특성상 가격 측면에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있는 만큼 이른바 '가진 자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인식의 한계도 있다. 이러한 한계는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개발하고 자동차 브랜드 자체에 있는 고유 콘텐츠 강화,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로 선택의 폭을 더 넓히는 방향으로 해소해 나갈 것이다.

소유에서 공유로의 이동 과정에서 구독은 자동차 소비문화의 새로운 패턴이 됐다. 새로운 소비문화에 생소한 소비자의 기대와 우려도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마니아부터 드림카를 합리 가격에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은 우려를 기대로, 생소함을 익숙함으로 바꿔 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움직이기 때문이다.

한보석 에피카 대표 bosuk.han@epik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