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초토화'된 밴사...줄줄이 M&A 매물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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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후방산업인 중소형 밴(VAN)사가 줄줄이 시장에 기업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고 있다. 대형 밴사부터 중소형 밴사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가 밴 대행 수수료를 지속 인하하고, 무서명 거래 확대 등으로 매입 대행 실적이 곤두박질 치면서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난립하고 있는 밴생태계를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부 매각을 신호탄으로 케이에스넷, 제이티넷 등이 시장 매물로 나왔다. KT가 비씨카드 자회사인 스마트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6월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부를 시장에 내놓았다.

국내 전자결제시장은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3개사가 65~70%를 과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시장 점유율 2위다.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등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중인 사업부를 매각한 데에는 카드 산업 침체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대행수수료 등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높은 가격으로 아직 인수 대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소형 밴사도 속속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제이티넷은 매출액이 600억원 이상으로 현금 유동성이 좋은 기업이다. 그러나 옐로모바일이 인수 후 법정 소송전까지 번지면서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

제이티넷도 현재 M&A매물로 나와 대상그룹 계열 유티씨인베스트먼트와 인수 협의가 진행 중이다. 가격이 맞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비씨카드 계열사인 스마트로가 M&A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여론이 시장에 팽배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스마트로를 해외사업 채널로 활용했지만 사업이 당초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밴 수수료 하락 등 매출 하락도 있어 KT나 비씨카드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M&A시장에 능통한 대형 밴사 대표는 “이미 스마트로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워낙 업권이 좋지 않다보니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와 비씨카드는 “스마트로를 매각한다는 계획은 사실 무근”이며 “앞으로 매각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스마트로는 밴업무를 하고 있고, 비씨카드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데 이를 매각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현재 중소형 밴사는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 등으로 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업계는 여러 중소형사가 추가 M&A 대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밴사 관계자는 “정부의 카드산업 개입으로 후방산업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며 “카드수수료 인하는 곧 밴사 대행 수수료 깎기로 직결되고, 무서명 거래 등이 증가하면서 밴사가 해야할 사업 자체가 대폭 줄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출 다각화를 위해 해외 시장에 밴사도 뛰어들고 있지만 결제 구조 자체가 달라 모두 실패했다”며 “하반기 업권 침체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