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문화'

[데스크라인]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문화'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이다. 전통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은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조직에 주문한다. 페이스북, 유튜브, 우버, 에어비앤비 등은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의 급성장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사 설립부터 모든 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만들었다. 전통 기업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서비스하고 매출을 창출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은 전통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잠식하고 이전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었다.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전통 기업은 디지털 전환의 숙제를 안았다. 일부 전통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대다수는 방향도 못잡고 있다. 일부는 정보기술(IT) 담당자에게 디지털 전환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한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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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은 디지털 전환에 필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굳이 클라우드나 블록체인을 쓸 필요가 없는 부분까지 전환이 이뤄지기도 한다. 일부 기업은 무턱대고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이전했다가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SW)를 클라우드에서 사용하면 디지털 전환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통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하면 겪게 되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디지털 전환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다. 직원들은 디지털 전환으로 기존에 하고 있던 업무가 바뀌는 것을 싫어한다. 기존에 하던 일을 AI 등이 대체하면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은 특정 기술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술은 한 구성 요소일 뿐이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려면 구성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구성원은 그동안 해 온 일과 조직, 습관, 프로세스를 모두 바꿔야 한다. 특정 부서가 단독으로 이끌어 가는 작업도 아니다. 기업 내 모든 조직원의 이해와 협력이 최우선이다.

CEO가 디지털 전환 전도사가 돼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끌어야 한다. 전사 차원으로 내용이 공유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정보기술(IT) 담당이 아니라 현업이 주도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요구 사항을 빠르게 수렴해서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을 만드는 곳은 현업이다. 현업이 이런 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성공한 기업이 되려면 기술과 비즈니스는 완벽히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IT 인프라는 업그레이드되고 유연해져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주요 채널로 자리 잡아야 한다.

기업은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 '디지털 비즈니스의 미래'란 책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대체로 프로세스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주로 '빠른 추격자' 전략을 취했다. 공정이나 운영 혁신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더 이상 이런 프로세스 혁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하는 시점이다. 빠른 추격자를 넘어 '퍼스트 무버'가 되려면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김인순 SW융합산업부 데스크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