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 R&D 질을 높이다]<5·끝>3D 홀로그래피 현미경으로 연구 성과 UP '토모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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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큐브 연구진이 현미경 영상을 분석하는 모습.
<토모큐브 연구진이 현미경 영상을 분석하는 모습.>

우리나라 연구장비 자급 수준은 전반적으로 선진국에 뒤쳐졌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형병원 연구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연구장비의 70~80%는 미국, 독일, 일본에서 수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2017년 '연구산업 혁신성장전략'을 마련하고 연구장비 국산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독일과 일본이 독점하다시피 한 생명과학 현미경 분야는 글로벌 수준을 넘어서는 독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박용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는 2015년 8월 차세대 현미경 개발 벤처기업 토모큐브를 설립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박 교수는 국내 홀로그래피 현미경 개발 연구를 이끌어왔다. 빛이 투과하기 때문에 투명한 세포를 직접 볼 수 없는 일반 현미경과 달리 홀로그래피 현미경은 세포에서 빛이 굴절되는 정보를 측정해 세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

일반 현미경은 세포를 관찰하려면 염색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살아있는 세포를 그대로 관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박 교수가 개발한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활용하면 염색이나 조작 없이 세포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박 교수는 “유기 염료 등을 이용해 세포를 염색하는 기존 현미경은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실험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어 3차원(3D)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토모큐브는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3가지 모델을 제품화한 뒤 시장에 출시했고 세계 21개국에 판매했다. 서울대학교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을 비롯해 미국 MD앤더슨 암연구소,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다나 파버 암연구소, 독일 암센터 등이 토모큐브의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선보인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은 생체세포의 3차원 입체영상 뿐만 아니라 3차원 형광영상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멀티 모달 장비로 세계 최초로 출시됐다.

박 교수와 토모큐브는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공연구성과기술사업화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2020년 12월까지 세계 최초로 '백색광 이용 3D 고속(high-through) 홀로그래피 현미경' 개발, 상용화하는 목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색광을 이용한 고속 홀로그래피 현미경 개발 사업화를 목표로 염색이나 전 처리 과정 없이 생체세포를 3차원으로 관찰하고 정략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연구용에 머물리 않고 패혈증과 백혈병 등의 진단을 위한 의료용 현미경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자동화된 고속 홀로그래피 현미경은 생명과학 분야 연구용 장비시장 뿐만 아니라 의료진단과 산업용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유망 제품이다. 프로젝트에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도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3D 홀로그래피 이미징 분야는 형광 염색 등 전 처리 과정 없이 생체세포의 정량 영상 확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다. 향후 생명과학, 의료분야에서 주목받는다. 생체세포의 3차원 영상을 실시간으로 고속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고속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상용화하면 차세대 연구장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신약 개발, 면역학, 생물공학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홍기현 토모큐브 대표는 “자동화된 고속 홀로그래피 현미경 개발 완료 후 국내외 대형 병원과 함께 기존 방식으로는 빠른 시간 내 진단이 어려웠던 패혈증과 백혈병에 대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정부 승인 후 의료용 진단 장비 시장에 진입하고 장기적으로 방대한 생체 세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인공지능(AI)를 활용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글로벌 진단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