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KB알뜰폰 “통신·금융 융합”···알뜰폰 구도 변화 불가피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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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9월부터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 알뜰폰은 물론 이동통신 시장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진출에 대한 전망은 교차한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활성화 등 이통 시장 경쟁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라는 긍정론이 거론되는 가 하면 KB국민은행과 이통 자회사를 포함해 대기업으로 알뜰폰 쏠림 현상이 가속화돼 기존 알뜰폰 입지 축소는 물론이고 경쟁 제한을 초래할 것이라는 부정론이 교차하고 있다.

KB알뜰폰(가칭)이 알뜰폰을 넘어 전체 이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금융권 첫 알뜰폰 진출

KB알뜰폰은 금융사업자가 통신 사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KB는 피처폰 시절에는 모바일뱅킹서비스 '뱅크온'을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갤럭시KB스타 금융전용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통신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빅데이터와 통신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서비스 혁신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알뜰폰 시장 진출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과 금융은 △방대한 가입자 기반 △전국 네트워크 △개인정보 활용 등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신과 금융 결합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을 통해 이용자 혜택을 제공하면 2년 내 가입자 100만명 달성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통신과 이종 결합 시도는 지속됐지만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유통분야가 대표적이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2012년부터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철수했다. 유통 인프라과 통신고객을 확실하게 묶어놓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서비스를 차별화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알뜰폰 관계자는 “KB알뜰폰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면서 “과도한 낙관적 전망보다 거대 이통사에 맞설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치밀하게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장구도 변화 주목

새로운 거대 사업자 등장으로 알뜰폰 시장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알뜰폰은 시장포화와 더불어 이통사 자회사 중심 경쟁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1분기 기준 후불·선불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는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CJ헬로 등 이통 자회사와 대기업 계열이 약 270만명 가입자를 보유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KB가 가입자 100만명을 목표로 전국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에 나설 경우 기존 사업자는 통신요금과 단말기 마케팅 등에서 상당한 경쟁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혁신 서비스 모델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이통사에도 위협이 불가피하다.

한편으로 이 같은 경쟁구도가 알뜰폰 시장 대기업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알뜰폰은 약 35개 사업자가 등록했다. 세종텔레콤, 에넥스텔레콤, 아이즈비전 등 혁신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았다. 대기업 위주 재편은 이같은 중소기업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통신사 관계자는 “KB알뜰폰 시장 진출로 알뜰폰 시장 경쟁구도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통신시장 건전한 경쟁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조건으로 부과 받은 과도한 영업할당 방지 등 실효적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KB국민은행 알뜰폰 주요 사업전략

[뉴스해설]KB알뜰폰 “통신·금융 융합”···알뜰폰 구도 변화 불가피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