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도국 제외' 발언에…日 수출 규제 이어 한국 통상 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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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전자신문 DB>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전자신문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발 도상국 제외' 발언으로 한국 통상이 일본 수출 규제에 이어 또 다른 충격파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도국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주요 20개국 가입국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한국의 개도국 지위 또한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WTO는 개도국을 국제 자유무역질서 내 편입시키기 위해 '개도국에 대한 특별대우(S&D·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s)'를 시행하고 있다.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으면 협약 이행에 더 많은 시간이 허용되고 농업보조금 규제도 느슨하게 적용된다.

WTO에서 어떤 국가가 개도국인지 결정하는 방식은 '자기선언'이다. 한 국가가 '우리나라는 개도국이다'라고 선언하면 개도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1996년 OECD에 가입할 당시 선진국임을 선언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농업 분야에서 미칠 영향을 우려해 농업을 제외한 분야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개도국으로 남았다.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150여개에 달하는 우대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다. 가장 우려되는 품목은 농수산물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농산물 관세감축은 선진국의 경우 5년에 걸쳐 50∼70%, 개도국은 10년 동안 선진국의 3분의 2 수준인 33∼47%를 감축한다.

또 개도국은 특별품목(special products)을 통해 할당량 내에서는 관세를 덜 내리거나 아예 면제해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

관세감축으로 인해 수입이 급증하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인 특별세이프가드(SSG·긴급수입제한조치)를 활용할 수도 있다.

미국 주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개도국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쉽게 관철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90일 내로 이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은 이들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은 그동안 개도국 지위와 관련해 WTO 회원국이 누리고 있는 특혜를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산물 관세 감축, 개도국 특별 품목, 농업 보조금 감축 등에 대해서는 2008년 WTO 문서로 논의됐지만 농업 협상이 사실상 중단돼 더는 WTO에서 의미 있게 논의되고 있지 않다.

농식품부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차 등으로 앞으로도 의미 있는 논의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적용되는 농산물 관세나 보조금은 차기 농업협상 타결 때까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