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122>법·제도만으로는 불충분한 지능정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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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명의 사이버펀치]<122>법·제도만으로는 불충분한 지능정보사회

“아빠가 고위층이면 군대는 면제 받았겠네?” 과거에는 적당한 핑계로 병역을 면제받은 권력자의 아들이 부럽고, 담임에게 은근슬쩍 금품을 바친 덕분에 편애를 받는 아이들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단속 경찰에게 뇌물을 건네거나 권력형 청탁으로 풀려난 이들의 무용담을 듣기도 어렵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부정부패가 만연한 모습이 1970년대 대한민국이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22>법·제도만으로는 불충분한 지능정보사회

다행히 우리나라는 점차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45위로 아직 미흡하지만, 권력자의 갑질과 횡포가 사라지고 약자에 대한 차별도 감소하고 있다. 느리게 뇌물과 청탁이 청렴으로 덮어지고 있다. 2001년 제정된 부패방지법 등 강화된 법·제도가 타인에게 입히는 피해와 돈과 권력을 빙자한 부정부패 행위의 처벌을 가능케 한 덕분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설치 등 정부 노력과 정보통신 보편화로 특권계층 권한 남용의 숨김이 불가능해진 탓도 있다.

그러나 법·제도 혹은 대중평가에 의존한 상식과 질서 유지에는 한계가 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맞춤형 법·제도 부재는 일괄 적용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내성으로 규제 강도는 점차 세지기 마련이다. 법·제도의 편파 적용은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반목을 가져오고, 신뢰의 틀을 무너뜨린다. 인터넷에서도 범람하는 가짜뉴스와 정보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많은 경우에는 정의보다는 대중 인기에 영합한 결과로 귀착된다. 특히 환경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법·제도 제정은 늘 뒷북을 치고, 사이버 환경에서 사건을 기존 법·제도에 투영하려는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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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나 대중의 판단에 절대 의존하기보다 절제된 교육·문화 기반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 교육·문화는 한계가 없고 환경과 상황에 따른 맞춤형 시행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급변하는 환경도 수용 가능하다. 법·제도는 시작과 특정 분야로 제한하고, 교육·문화에 그 역할을 인계하거나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미래에는 법·제도로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한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원격진료 분야에서 우리가 이미 경험하는 사실이다. 규제는 일부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싹부터 자르는 미련한 방법이며, 규제하는 법·제도보다 응원하고 격려하는 교육·문화 효과가 훨씬 크다.

교육·문화 정착은 과학기술이 지원할 수 있다. AI·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 등을 기반으로 지원할 수 있고, 관련 산업 육성도 가능하다. 다양한 형태의 지식정보사회에서 축적되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까막눈 식으로 정책을 입안하는 과거 방식과는 다르다. 사회관계망에서 활동과 범죄의 인과관계를 분석함으로 범죄를 최소화하고, 교육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으로 사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또, 급변하는 사회에서 필요시마다 법을 제정하고 폐지하는 노력을 경감시킬 수도 있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22>법·제도만으로는 불충분한 지능정보사회

법·제도보다 사람이 앞서고 과학기술이 인권과 인격, 사람의 행복을 우선하는 대한민국은 우리의 염원이다. 정부의 행정편의나 과거에 매달려 법·제도를 고집하기보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근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교육·문화 정착으로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지혜로운 정부와 국민의 모습을 기대한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