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에너지, 이차전지 '리드탭 필름' 국산화…일본산 대체재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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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선 베스트에너지 대표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사 리드탭 필름 제품과 생산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안광선 베스트에너지 대표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사 리드탭 필름 제품과 생산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드탭 필름'을 국산화했다. 그동안 전량 일본산 수입 제품에 의존하던 시장에서 국산 대체재로 주목된다.

베스트에너지(대표 안광선)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이차전지 파우치용 리드탭 필름을 양산해 중국 배터리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회사는 중국 내 복수의 유력 배터리 제조사와도 제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리드탭이란 알루미늄과 니켈구리 금속에 폴리머수지(PP 또는 PE) 소재 리드탭 필름을 결합한 후 전해질이 담긴 파우치팩과 밀봉시켜 이차전지의 양·음극판을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리드탭 필름은 이 리드탭 위에 융착돼 배터리 포장재인 알루미늄 파우치와 리드탭을 접합해 밀봉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산가스나 전해액 노출을 방지해 화재나 폭발을 막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 소재다.

리드탭 필름은 3개 층으로 이뤄진다. 리드탭과 융착되는 최내층은 열을 가했을 때 니켈 도금 구리 소재의 음극단자, 알루미늄 소재 양극단자와 잘 접합되는 특성이 있어야 한다. 반면 최외층은 배터리 포장재인 알루미늄 파우치 내층 소재인 CPP(Cast polypropylene) 필름과 잘 융착될 수 있어야 한다. 가운데 코어층은 절연성과 내화학성이 뛰어나야 한다.

(왼쪽부터)전진안 베스트에너지 본부장, 정의덕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원장, 안광선 베스트에너지 대표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베스트에너지 본사에서 리드탭 필름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전진안 베스트에너지 본부장, 정의덕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원장, 안광선 베스트에너지 대표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베스트에너지 본사에서 리드탭 필름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베스트에너지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함께 2010년부터 리드탭 필름 개발에 착수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2014년 회사를 설립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지분 20%를 투자한 패밀리기업으로 관련 특허, 연구인력, 실험장비 등을 지원받는다. 알루미늄, 구리, CPP 필름 등 이종재료와 접합이 가능한 각 층을 접착제로 붙이는 라미네이션 공정 없이 압출 과정에서 3개 층을 동시에 형성하는 결합 설계 기술이 강점이다.

베스트에너지 측은 일본 제품과 비교해 인장강도 등 성능이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7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리드탭 필름 생산에 필요한 원소재도 대부분 국산화했다.

국내에서 자체 생산 설비를 갖추고 리드탭 필름을 제조하는 업체는 베스트에너지가 유일하다. 현재 DNP, 쇼와덴코, 오카모토, 토판, 스미토모 등 일본 5개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일본에서 리드탭 필름을 전량 수입한다. 베스트에너지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로 공급을 시도하면서 성능 테스트도 통과했다. 하지만 단가와 공급조건 등 협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에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안광선 베스트에너지 대표는 “배터리 기술은 에너지 안보, 에너지 자립과 연결되는 중요한 이슈인데 국내 대기업들이 외산 소재만 채택하는 것은 군대가 외국인 용병만 키우는 꼴”이라면서 “범용 제품을 대량 양산해 판매하는 일본 경쟁사와 달리 국내 배터리 제조사 요구에 즉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리드탭 필름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리튬이온 배터리 파우치 핵심 소재인 CPP 필름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역시 국산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분야다. 세계 리드탭 필름 시장 규모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반면 파우치 시장은 4조~6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장점이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