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대만·핀란드 '사용후핵연료' 처리 과정은?

이미지=한국원자력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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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국가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대책'은 한결같은 고민이다. 그러나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정책 방향을 어떤 식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이했다.

대만은 1997년 북한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전 핵폐기물 6만배럴을 황해북도 평산에 있는 폐광산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가 국제사회 비난에 직면에 계획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대만 핵폐기물 수출이 국제사회 양식에 반하는 비도덕적 행위라고 강력 비판하며 이행 계획을 즉각 중단토록 외교력을 동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국제해사기구(IMO) 등 기구도 대만을 압박했고 환경단체들은 앞다퉈 북한 내 핵폐기물 반입저지 운동을 전개했다.

이후에도 대만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2015년 대만국영전력공사(PTC)는 사용후핵연료 1200다발 처리를 다른 국가에 위탁하기 위해 당시 우리 돈 3900억원 규모 입찰을 개시했다. 1978년과 1981년에 각각 건설된 친샨 원전과 궈셍 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이 한계에 도달, 조기 해체 처지에 놓였다는 판단에서다.

대만이 해외로 핵폐기물 이전을 추진했던 이유는 추가 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할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에 번번이 가로막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영 전력공사는 사용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이 지연되고 해외 이전마저도 녹록지 않자,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핀란드의 경우 철저한 준비기간을 통해 세계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 부지 선정 및 정부 건설허가를 승인한 국가다.

핀란드는 1983년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리시설 부지 선정에 착수, 2001년 올리쿠오토라는 섬에서 영구처분시설 건설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데 성공했다. 핀란드 전력회사 두 곳이 설립한 합작법인 포시바는 2012년 방사선·원자력 안전청(STUK)에 지하처분시설 건설허가를 신청했고 STUK는 3년간 안전성을 검토한 후 2015년 11월 시설 건설을 최종 허가했다.

올리쿠오토 섬 지하 400m 지점 암반에 건설되는 영구처분시설은 사용후핵연료를 밀봉한 원통형 구리 컨테이너를 3000개 이상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사용후핵연료를 주철·구리 캐니스터로 봉합한 후 암반터널로 운반, 완충재 역할을 하는 벤토나이트 점토로 덮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포시바는 2020년대 중반까지 사용후핵연료 올릴루오토 섬 옹칼루 영구처분시설 건설을 완료하고, 폐기물 저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사용후핵연료 지하 영구처분시설 건설에 5억유로(약 6593억) 추가 투자를 확정하기도 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