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사일로 돌아온 '평화경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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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쏘아 올렸다. 바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대응 차원에서 남북 경제 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내세웠지만 북한은 하루 만에 미사일 발사로 답했다. 북한 외무성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까지 내놨다.

온 나라가 일본의 대 한국 수출 제한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영원한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안보' 이슈까지 악재를 키워 가는 형국이다. “남북 간 경제 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일본 경제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머쓱하게 됐다.

'평화경제'는 사실 전날에도 일부 논란이 된 발언이다. 당장 눈앞에 놓인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 반세기 넘게 풀지 못한 숙제를 대안으로 언급하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평화경제를 향한 강한 의지는 알겠지만 선언 수준으로 비춰졌다. 이날 동해상으로 날아간 북한의 발사체는 평화경제가 그만큼 어렵고,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있다는 현실을 다시 일깨워 줬다.

그렇다고 평화경제의 고삐를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근거 없는 낙관론에 기대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지나친 비관론에 매달리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미사일을 쏘는 사람들과 어떻게 경협을 한다는 말이냐”면서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환상에 빠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성이 낮기에 노력해야 할 일이고, 그만큼 실현되면 파급 효과가 큰 것이 남북 경협이다. 무턱대고 부정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어느 쪽으로든 냉정하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정부·여당은 의욕만 앞세우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며 대응해야 한다. 경제 위기에 안보 위기까지 더해지면 총체적 난국이다. 야당도 발전적인 비판의 목소리로 돌파구를 찾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