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둘로 나뉜 평화당…비당권파 10명 "12일 탈당"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

민주평화당이 창당 1년 반 만에 분당의 길을 걷게 됐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집단 탈당하기로 하고 오는 12일 탈당계를 제출하겠다고 8일 밝혔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안정치 소속 전원이 민주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모두 10명”이라며 “오는 12일 월요일 11시에 전원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독자 행보를 해온 김경진 의원도 탈당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12일 평화당에서 총 11명의 이탈이 예상된다.

유 원내대표는 “창당 1년 반만에 당을 떠나는 것이 마음 편치 않다”며 “그러나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는 2보 전진, 1보 후퇴를 생각해서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박지원 의원 등이 포함된 비당권파는 정 대표 사퇴를 놓고 전날 담판을 시도했다. 이견을 극복하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그는 “정동영 대표께서 함께하자는 거듭된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라며 “원활하고 신속한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당권투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당을 살려보자는 것이 당권 투쟁이냐”고 반문하며 “당권투쟁이 아니고 제3지대 신당 선언을 하자는 제의라는 점을 거듭해서 말씀드리며, 머지않아 다시 한길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금 정치권은 요동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반성하지 않고, 집권 여당은 무능 무책임하다”며 “대안정치가 변화와 희망의 시작이 되고 앞장서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이 모여 새로운 제3지대 신당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대안정치에는 유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우리가 탈당 입장을 밝혔지만, 궁극적으로는 탈당이 결행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당권파와)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대안정치는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하고, 유 원내대표가 대표 대리를 맡기로 했다. 또 최경환 의원은 간사를, 장정숙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윤영일 의원은 정책 태스크포스(TF) 단장을 각각 맡았다.

이들은 바른미래당과 물밑접촉설을 부인했다. 유 원내대표는 “민주평화당보다 바른미래당이 훨씬 더 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요”라며 “민평당보다도 더 상태가 안좋은 데가 바른미래당인데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곳으로 들어가는 일은 상상해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추진하는 제3지대에 그분들(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 합류할 수 있으나 우리가 가는 건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