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분쟁, 우리나라 IT부문 수출로 확산돼"

한국은행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우리나라 반도체, 메모리 등 정보통신(IT)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한은 "미중 분쟁, 우리나라 IT부문 수출로 확산돼"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물량지수(선박 제외)는 올해 4월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나 5월 3.3% 감소했고 6월 7.3% 줄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는 1월 저점에서 반등했으나 5월 들어 약화됐다. 메모리 단가 하락세도 6월부터 심화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5월 이후로 본격화되면서 6월에는 글로벌 교역 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의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2000년 IT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각각 나스닥 지수 급락과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를 기점으로 한국 수출 물량이 급감한 바 있다.

일본 수출규제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일본과 글로벌 IT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경제 외적 요인(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이 배경이기에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선 이와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대외 상황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까지 더해졌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