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출범 '네이버파이낸셜', IT인력 '블랙홀' 되나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11월 네이버파이낸셜 출범에 맞춰 인터넷전문은행, 간편결제 기업에 몸담고 있는 정보기술(IT) 인력이 대거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발 IT 인력 '엑소더스'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페이기업과 인터넷은행은 핵심 인재인 IT 개발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11일 금융·IT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 출범에 맞춰 핀테크 IT 전문 인력이 대거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금융 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페이 사내독립기업(CIC)을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대표직을 맡고 조만간 세부 조직 개편에 들어간다.

이에 맞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핀크,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등 인터넷은행은 물론 주요 핀테크 기업의 IT 인력이 네이버파이낸셜 출범에 맞춰 대거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 IT 인력의 이탈이 도드라질 가능성이 짙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인력(498명) 가운데 임직원 30%에게 막대한 스톡옵션을 줬다. 문제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에 들어온 많은 경력 직원이 스톡옵션을 받지 못하거나 대체로 적은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로 인해 카카오뱅크 내부에서 초기 직원과 나중에 경력으로 들어온 직원 간 차별 논란이 빚어졌고, 그 불만은 지금까지도 쌓여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카카오뱅크 IT부문 직원은 “제3인터넷은행 인가에 맞춰 이직을 준비하고 있던 직원도 상당수였다”면서 “토스뱅크 등 두 컨소시엄이 모두 탈락해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네이버파이낸셜 출범이 공식화되면서 다시 이직을 준비하는 직원이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이직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케이뱅크도 상황은 비슷하다. 초기 로열티가 많이 떨어진 상태이고 대기업 문화가 오히려 젊은 직원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핀크, 비바리퍼블리카 인력 가운데 일부도 이직을 준비하거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협력사 관계자는 “최근 만난 토스 직원 가운데 이미 인사부 직원은 대거 회사를 그만뒀다”면서 “IT 관련 인력 상당수도 노동 강도와 미래 비전을 위해 네이버 쪽으로 합류하길 원하고 있다”며 말했다.

상당수 서비스가 간편결제와 인터넷은행이 선보인 모델과 겹친다는 점도 이직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추구하는 사업 모델이 '금융 토털 솔루션'을 지향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금융 사업까지 진출할 공산이 크다. 비슷한 업무라면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간편결제 사업 대표는 “최근 간편결제 사업자가 대거 늘면서 핀테크 분야도 유통 부문처럼 인력 빼먹기 양상이 나타난다”면서 “금융 부문의 IT 인력 전문가가 없다 보니 네이버파이낸셜 분사에 따른 IT 인력 재편이 올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