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vs13%, 네이버 노사 클라우드서 '공동협력의무' 충돌

네이버 노조가 다시 투쟁에 돌입했다. 클라우드 비즈니스에서 쟁의시 필수 운영 인력을 정하는 비율을 놓고 노사가 대립했다.

9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최근 판교역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단체교섭에 진척이 없자 시위에 돌입한 것이다. 네이버 노조는 '교섭해태(交涉懈怠, 성실교섭 거부행위)' 등 강한 어조로 사측을 압박 중이다.

공동성명과 NBP는 최근 시작된 교섭에서 처음부터 큰 의견차를 보였다.

공동성명은 공동협력의무를 13%로 주장한 반면 NBP 사용자 측은 40%를 제시했다. 공동협력의무 비율은 파업 등 쟁의가 벌어져도 서비스를 위해 업무를 보는 조합원 비중이다.

네이버 본사와 네이버 노조는 앞서 6월 단체협약을 잠정합의하며 공동협력의무 비율을 13%, 개별 서비스 별로 최대 20%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NBP는 무중단 서비스가 필수인 클라우드 서비스 특수성을 감안해 본사보다 높은 공동협력의무 비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는 “쟁의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공식적으로 “자회사 교섭에 대해 별도 입장이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사측이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양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네이버 노조 역시 사측 안을 받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명절 연휴 등 정기적으로 인력 공백이 생기는 기간을 봐도 공동협력의무 비율을 40%까지 높일 필요가 없다”면서 “특히 사측이 일부 파트에 대해서는 90% 이상 공동협력의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노조 쟁의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BP 노조 조합원은 전체 직원의 과반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원하는 대로 공동협력의무 비율을 받아들이면 쟁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네이버 노조 입장이다.

특히 자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인 NBP에서 이런 선례가 허용되면 나머지 자회사 교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올해 개방되는 국내 금융,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해 영업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MS, 구글과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까지 나서 '데이터주권'을 강조하는 등 사업 전면에서 클라우드를 강조 중이다. 춘천에 이어 대규모 제2 데이터센터 착공도 추진 중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NBP의 경우 노사 대립이 이어지면 결국 전체 네이버 사업 안정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선례를 남기는 교섭인 만큼 노사 양측 모두 전향적이고 대승적인 자세로 교섭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네이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네이버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